2002년 월드컵을 앞둔 지난해 발렌타인 데이인 2월14일 서울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는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던 고종수 선수 ‘후원의 밤’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스타 반열에 오른 고종수 선수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낌없이 후원하겠다고 약속하는 공식적인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유명 개그맨 남희석, 탤런트 김희선, 윤다훈과 가수 컨츄리 꼬꼬, 미스코리아 이은희 등 연예인에서부터 국회의원 원희룡을 비롯해 변호사, 사업가, 기업가, 의사, 교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 이 모임은 유명무실한 후원회가 되고 말았다. 가장 큰 이유는 고종수 선수의 부진과 운동 이외의 일로 자주 구설수에 오른 것이 순수하게 참가했던 후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탤런트 윤다훈의 매니저는 “(윤다훈이) 한두 번 모임에 참석한 이후로는 나가지 않고 있다. 초창기엔 스포츠나 선수에게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제법 참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고종수 선수의 후원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선수를 보고 가입했다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인사들과 얼굴을 터놓는 부수적인 효과를 더 기대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전문직 종사자들은 연예인과의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반면, 연예인들은 그 자리를 빌어 든든한 인맥을 형성할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고종수 선수 후원인 명단에는 여자 연예인의 경우 직통 휴대폰 번호가 기록돼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고종수 선수는 유독 연예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스캔들을 일으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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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