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연습량이 부족해도, ‘짬밥’이 많지 않아도 비법만 알면 상대방의 지갑을 통째(?)로 가져올 만큼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당돌하게 외치는 ‘골프 비디오’가 있다. 바로 지난 5개월여 동안 비밀리에 제작돼 <일요신문>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실전 라운딩을 위한 비디오 교본, ‘김국진의 헛스윙’(제작 싸이더스 스포츠·협찬 PRGR)이 그것.
이 비디오에서 김국진은 내기골프에서 이길 수 있는 비법 가운데 핵심만을 뽑아 소개하면서 비기너의 위기 탈출 비법, 동반 라운더들과의 교묘한 심리전 구사법 등 골프장에서 100% 활용할 수 있는 알짜배기 정보들을 제공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골프 전문 MC 정아름이 정통 골퍼로, 김국진이 교과서를 탈피한 실전 위주의 골퍼로 나서서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국진의 헛스윙’에 담긴 내기 골프 비법을 한번 들여다봤다.
내기 골프의 생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즉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내기에서 이겨야만 라운딩 후 ‘눈물’이 아닌 따뜻한 물에서 여유롭게 샤워를 할 수 있다.
먼저 아마추어들의 최대의 적이라고 꼽히는 OB를 줄이는 비결은 뭘까. 김국진의 노하우를 들어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티박스 맨오른쪽에 티를 꽂고 페어웨이 중앙을 향해 치면 슬라이스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OB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초보들이 많이 범하는 ‘뒷땅’ 안 치는 비법도 다른 골퍼들이 뒷땅 친 앞부분에 티를 꽂으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고. 티박스 선정 방법도 간단하다. 티봇 자국이 많은 곳이 명당이다. 즉 티봇 자국으로 지저분한 곳이 그 홀에서 가장 치기 좋은 장소라는 것.
‘김국진식’ 벙커 탈출 비법은 정말 흥미롭다. 정석으로 배운 정아름이 ‘채를 연 상태에서 잡고 오픈 스탠스를 한 채 아웃에서 인으로 쳐야 한다’며 시범을 보인다면 김국진은 클럽 페이스를 오픈시키고 스탠스를 핀과 평행하게 맞춘 뒤 클럽을 오픈 상태에서 일자로 놓으면 공 뒤의 아무 곳에서나 쳐도 벙커를 쉽게 탈출할 수 있다는 ‘희한한’ 주장을 편다. 그래도 안 되면 샌드를 던져 버리고 퍼터로 백스윙을 크게 하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신기한 것은 김국진만의 노하우가 정석대로 친 것보다 훨씬 쉽게 벙커 탈출에 성공한다는 사실이다.
‘퍼팅 짧은 자식은 낳지도 말라’고 할 만큼 골프에서 퍼팅은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김국진은 퍼팅을 잘하려면 홀컵을 지나칠 만큼 무조건 과감하게 치라고 충고한다. 라이를 보기 어려운 초보자들은 괜스레 라이 보는 척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스탠스 넓이로 퍼팅 거리를 조절해서 과감히 공략하라는 것.
‘김국진의 헛스윙’은 1편과 2편으로 나뉜다. 1편이 비법을 전수하는 내용 위주로 구성됐다면 2편에서는 소위 ‘타짜’(내기 골프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를 고수로, 비기너를 하수로 등장시켜 김국진, 정아름과의 동반 라운딩을 통해 내기 골프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국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 비디오가 부담스러워 고사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의 골프 비디오를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아이템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자는 제작사의 권유에 덜컥 큰일을 맡게 됐다고 한다.
김국진의 입담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매끄러운 말솜씨와 순발력으로 시선을 모은 정아름도 “골프의 품격을 떨어뜨리거나 비하시키려고 ‘내기 골프의 비법’을 담은 게 아니에요. 프로들도 내기에서 돈을 잃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마 이 비디오를 보시면 무릎을 치시며 ‘맞아, 맞아’를 외칠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김국진의 헛스윙’은 조만간 태국에서 2탄을 촬영할 예정인데 1탄에 ‘감초‘로 출연한 ‘와룡봉추’의 고명환, 문천식에 이어 2탄에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개그맨 L과 N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