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선수들의 즐거운 고민 중 하나는 ‘어떤 한국이름을 지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프로축구 귀화선수 제1호인 ‘신의손’(안양 LG)은 골키퍼로서 불릴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이름으로 정했고, ‘악동’이란 별명의 데니스도 소속팀과 관련이 있는 ‘일화’ ‘성남’ ‘경기’ 등을 두고 저울질하다 에이전트의 성을 따 ‘이성남’(성남 일화)이란 새 이름을 지었다.
최근 외국인 특례입학으로 경희대에 입학하며 내년 시즌 대학농구 데뷔를 앞두고 있는 혼혈아 김민수의 이름에도 꽤나 긴 사연이 있다. 그의 본명은 ‘훌리안 파우스토 페르난데스’로 조금 길다.
‘훌리안 김’으로 불리던 김민수가 가진 첫 한국이름은, 마이클 조던이 ‘에어’(Air)라는 애칭을 가진 것에 착안해 ‘버드’(Bird)라는 의미를 고집한 ‘김 새’. 하지만 ‘난다’라는 느낌보다는 ‘힘 빠지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지적에 두 번째로 지은 이름이 ‘김경희’였다. 자신이 다니는 경희대에서 이름을 따온 것. 하지만 이 이름이 여자이름에 가깝다는 걸 알고서는 마지막으로 바꾼 이름이 ‘김민수’였다. 김민수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의 이름이라고.
마라톤에서는 귀화자격을 얻고 국내 실업팀(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한 일본 육상 선수 출신 스즈키 마도카의 순한글식 이름인 ‘김달림’도 화제다. 2년 전 한국인과 결혼한 마도카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데 이 이름도 100% 그의 작품. 다분히 육상선수다운 ‘달림’이란 이름이 아직 최종결정된 이름은 아니지만 앞으로 한 달 안에 주민등록 신청을 하면서 작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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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31 1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