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3학년 때까지 씨름을 하다 1998년 일본으로 건너가 스모로 방향전환을 한 김성택(27)은 “스모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요코즈나(최고선수)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성택은 한국인 최초로 스모의 1부리그 격인 ‘마쿠우치’에 올랐다가 최근 다시 2부리그로 떨어졌다.
“허벅지에 큰 부상을 당했어요. 부상에서 완쾌되면 다시 1부리그로 진입할 겁니다.”
김성택은 일본에 진출한 뒤 처음 1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몸집만 불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훈련도 굉장히 힘들고, 규율도 엄격해서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죠.”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세 살 때부터 자신을 혼자 키우며 미화원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고, 아마씨름 챔피언 출신인 그가 스모를 선택했을 때 ‘미친놈’이라며 손가락질했던 동료들의 모습도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린내 나는 창코나베를 억지로 먹고, 남들보다 두 배 이상 훈련했습니다.”
김성택은 빠르게 스모의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총 6부리그가 존재하는 스모에서 그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요코즈나를 바라볼 수 있는 마쿠우치에 진출한 것. 땀 흘린 만큼 안정된 급여와 상금도 뒤따랐다.
“지난해에 대략 1억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어머님께 아파트도 한 채 선물해 드렸고요.”
김성택은 서글서글한 성격 탓에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특히 인하대 동기인 서재응, 부평고 동기인 김남일 등과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다. 김남일이 한때 J리그 진출을 의논했을 정도. 그런 그가 최근 또 한 사람의 거물급 스타와 인연을 맺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라이언킹’ 이승엽이 그 주인공.
김성택의 매니저인 전 스모선수 김기주씨가 이승엽의 일본 진출을 주선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게 됐다. 지난 15일 김성택과 이승엽은 김기주씨를 사이에 두고, 서울의 한 불고기집에서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일본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친구로 지내기로 약속한 것.
하지만 김성택은 이승엽과 맺은 특별한 인연에 대해 미소로만 답할 뿐 “얘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일본 스모협회 오야까따 이사는 “김성택이 2∼3년 안에 요코즈나에 등극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안순모 프리랜서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