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왼쪽) 서재응 (오른쪽) 최희섭 | ||
[박찬호] 150km/h 넘기고 마음은 가볍게
지난 2년을 부상으로 공친 박찬호는 현재 LA에서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관건은 역시 부상에서의 완전한 회복인데, 정확한 진단으로 회복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 만하다.
올해 중반부터 박찬호의 치료를 전담해온 야킬 클린 박사의 진단이 정확하다면 박찬호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단 몸 상태가 제 궤도에 오를 경우 과거의 시속 155km대의 강속구도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152∼153km만 나와 준다면 희망의 애드벌룬을 띄울 만하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전해진다 해도 재기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것이 지난 2년간의 ‘공백’으로 인한 정신적인 부담감이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다면 최소한 10승에서, 초반에 운이 따를 경우 15승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 |
||
▲ (위) 봉중근 (아래) 박찬호 | ||
지난 시즌 의외로 선전한 서재응은 9승12패에 방어율 3.82를 기록했다. 올해엔 2년차로서의 부담감을 떨치는 것이 관건인데, 내야수 마쓰이와 중견수 카메론 등의 영입으로 수비진이 훨씬 단단해진 것은, 지난 시즌 94실점 중에 비자책점만 14점을 내준 서재응에게는 희소식이다. 너무 큰 목표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유지하면 확실하게 본인의 입지를 다지는 1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년째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되는 만큼 본인의 장기인 체인지업에 대해 상대 타자들 또한 훨씬 철저히 준비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투심패스트볼을 꾸준히 익혀둘 필요도 있다.
본인 말대로 체력의 보강과 안배가 아주 중요하며, 2004년 시즌에는 한두 번의 완투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한결 업그레이드된 메츠 공수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본인에게 승운이 따를 경우 15승대에 근접한 성적도 기대해 볼 만하다.
[김병현] 동료·팬·언론과 관계개선에 노력
발군의 마무리이자 선발 요원으로도 손색이 없는 김병현은 계속된 구설수에 시달리며 힘겨운 2003년을 보냈다. 아직도 레드삭스에 남을지 트레이드될지는 미지수. 현재는 5선발로 예상되는데, 통상 연봉 4백만달러대의 5선발은 좀처럼 보기 드물다. 그러나 레드삭스의 재력이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마르티네스-실링-로-웨이크필드-김병현의 선발진이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김병현은 그러나 경기외적 요소, 즉 동료들과 팬, 그리고 언론과의 관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계속 독불장군식의 언행을 하게 된다면 뛰어난 야구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떤 팀에서도 원하지 않는 기피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봉중근] 상대타자 공부해 선발로 올라서라
본인이 절실히 원하고 있는 선발 진입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스프링캠프에서 실력은 물론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오티스-햄턴-톰슨-라미레스로 이어지는 4선발까지가 확정된 만큼 마지막 한 자리만이 남아 있다.
![]() |
||
▲ 김병현 | ||
그러나 내년에 선발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메이저리거 정착이 쉽지가 않아, 스프링캠프에 사활을 걸어야 할 입장이다. 지난 시즌 6승2패에 방어율 5.05를 기록한 봉중근은 전반기에 6승1패에 방어율 3.83의 호성적을 기록하다가 후반기에 무너졌다. 체력 안배와 상대 타자들에 대한 공부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최희섭] 변화구·몸쪽 강속구 대비 집중 훈련을
지난 시즌 시카고 커브스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최희섭은 수비중에 뇌진탕을 당하면서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끝내 제 실력을 되찾지 못했다. 얼마 전 윈터 리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최희섭의 급선무는 주전 자리를 꿰차는 일이다.
말린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입지는 훨씬 좋아졌다. 4명의 외야수 중에 엔카나시온이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코나인과 1루수 경합을 벌일 것이라던 우려도 사라졌다. 일단은 최희섭에게 풀타임 1루수 기회가 주어진 만큼 본인의 능력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결정될 듯하다.
말린스의 경제력으로는 쉽게 베테랑 1루수를 영입할 입장이 아니라 최희섭이 심리적으로 보다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투수들의 변화구와 몸쪽 강속구에 대비한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말린스의 홈구장은 홈런을 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넓은 구장이다. 큰 것을 노리기보다는 중거리포 위주의 배팅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적극적이면서도 큰 것만을 노리지 않는 영리한 타격이 필요하다.
민훈기 스포츠조선 미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