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정해성 부천) 오른쪽(이장수 전남) | ||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새로운 컬러와 함께 자존심 대결로 더욱 흥미를 배가시켜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 감독들은 기자 앞에서 자신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면서도 때로는 상대방을 띄우며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프로야구 양상문(롯데), 이순철(LG), 김경문(두산) 감독과 프로축구 이장수(전남), 정해성(부천) 감독 등 ‘뉴 페이스’ 프로 감독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릴레이 대담 형식으로 담았다.
기자: 프로야구 세 감독들의 색깔이 궁금하다.
양상문(롯데·양): 젊고 신선한 맛으로 지금까지 배운 야구를 ‘쫙’ 펼쳐 보이고 싶다. 중요한 건 현실적인 야구 아니겠는가. 사직구장을 ‘꽉’ 차게 만들어놓을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이순철(LG·이): 양 감독은 롯데에서만 8년 동안 투수코치를 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성향과 지도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옆에서 보면 참 치밀하다는 인상을 준다. 남자치고는 참 세심한 편이다. 참고 기다리는 스타일인데, ‘칭찬’으로 선수들을 격려하는 방법이 예사롭지 않더라.
양: 허허. 사실 이 감독은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가진 대표적 감독 아닌가. LG에는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지만 조화를 잘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과 궁합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면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 내가 그렇게 카리스마가 있었나? 이번에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이야말로 팀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감독이다. 포수 출신 감독으로 양 감독처럼 꼼꼼한 편이다. 두 감독에 비하면 나는 그렇지 않은데…. ‘곰’의 도약이 상당히 기대된다.
김경문(두산·김): 주변에서 좋게 봐줘서 쑥스러울 따름이다. 화합과 인화를 화두로 삼고 운영해 나가려고 하는데 결과도 좋아야 과정도 칭찬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겠나.
양: 내가 봐도 김 감독은 야구 전체를 읽는 느낌이 참 좋더라. 아마 올해 야구는 재미있을 것 같다.
김: 양 감독은 올해 FA선수들이 보강되면서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무서운 전력을 자랑할 것 같
다. 이 감독도 이점에선 동의하지 않나?
이: ‘꼴찌의 반란’이 제일 무서운 거 아닌가. 그런 면에서 뭔가 해보고자 하는 롯데의 의지가 여기 서울까지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김 감독과 함께 서울 연고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팬
들에게 야구가 수준 높게 돌아간다는 걸 확인시켜 줄 책임감을 느낀다.
양: (우리 팀을)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닌가. LG는 선수들의 창의력 넘치는 플레이가 일품이지 않나.
이: 자랑은 아니지만 자유분방한 선수들의 사고에서 그런 창의력도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하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약점 아닌가.
기자: 야구 못지않게 축구 또한 흥미진진하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대거 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인데….
이장수(전남·수): 6년 동안 중국에서는 K리그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아직 분위기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정(해성) 감독이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다.
정해성(부천·정): 다른 신임 감독들은 모두 다 검증받은 훌륭한 감독들이다. 솔직히 이(장수) 감독처럼 대선배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의욕도 생긴다. 아무래도 시즌 전까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찾아주는 게 급선무일 것 같다.
양: 정 감독의 심정을 이해한다. 사실 롯데가 지난 시즌 7개 구단의 동네북 아니었나. 시즌이 끝나고도 선수들이 너무 주눅들어 있기에 응집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데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정 감독도 종목은 다르지만 이런 부분에 많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은데….
정: 그렇다. 부천은 지난 시즌 딱 3번 승리의 맛을 봤다.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부천은 깔끔한 축구를 했던 저력 있는 명문 구단이다. 효율적이고 실리적인 축구로 원칙이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이런 면에서 중국에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고 온 이 감독은 어떤 스타일을 펼쳐 보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