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나 시드니 같은 관광지라 할지라도 선수들이 훈련하는 마을은 우리나라 읍과 같이 조그마한 시골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60명 내외의 선수단이 한 번 묵게 되면 인근 마트의 물건이 바닥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번은 LG가 미국에서 전훈을 할 때였다. 야식으로 피자를 시키기로 하고 라지(large) 사이즈 피자 30판과 콜라 30개를 주문했다. 하지만 피자가게측은 ‘지금 장난치는 거냐. 농담하지 말라’며 오히려 화를 내는 것이었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이렇게 주문할 리가 없었기 때문.
결국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배달까지 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배달 시간 때문에 또 한번 아픔을 맛봤다. 시골이라 매장이 워낙 멀리 있어 숙소까지 도착하는 데 차로 1시간30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식 때문에 단단히 혼이 난 LG는 이후에는 선수단이 지나면 진열된 상품이 ‘싹쓸이’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아예 그 마을에 물건을 제공하는 공급계약자와 도매로 계약해 음식을 마련한다고 한다.
두산은 전훈지에서 국위를 선양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두산이 단골로 찾는 일본 오이타현 쓰쿠미 역시 조그마한 지자체. 지금까지 두산이 10번 이상 이곳을 찾다 보니 주민들도 선수단에 상당히 우호적이라고 한다.
프런트에서는 혹시 음식이 입에 안 맞는 경우를 대비해 모(母) 그룹에서 나오는 ‘종갓집 김치’를 상당히 준비해 가는데 오히려 일본에 가면 먹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많다. 유독 한국 김치를 좋아하고 신뢰하는 현지 주민들이 “한국 본토의 김치가 왔다”며 너도 나도 달려들기(?) 때문이라고.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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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0 1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