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저격수’ 의 대변신
14대 국회 보사위 소속의 이해찬 의원은 92년 국정감사에서 “환경처가 골프장의 농약유출 방지시설의 설치기준을 완화해 17개 골프장 업체에 모두 170억 원의 비용절감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 의원은 골프장이 농약살포, 생태계 파괴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데도 환경처가 골프장업계의 압력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또 93년 임시국회에서 보사위 질의를 통해 이 의원은 “절대보존지역으로 분류된 곳에 환경처가 4개의 골프장이 들어서도록 사업자측 환경영향평가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해 또 한 차례 ‘골프장 저격수’로 돌아왔다. 당시 언론은 사회적 이목을 끌지 못해 ‘별 볼일 없는’ 상임위로 통했던 보사위에서 이해찬 의원의 활약이 돋보인다며 무분별한 골프장의 확대에 반기를 든 그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97년 민주당 이훈평 전 의원의 권유와 가르침으로 시작한 골프로 인해 이 총리는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총리는 골프를 시작한 후 한때 한 주에 3~4번 라운딩을 할 정도 골프에 푹 빠져 지냈고 그럴수록 골프와 관련된 구설도 끊이질 않았다. 이 총리를 골프의 세계로 입문시킨 이 전 의원은 “골프 때문에 이 총리가 이렇게 된 걸 보니 괜히 내가 미안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