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 팀은 투수 노장진, 포수 최기문, 1루 장원진, 2루 박종호, 유격수 권용관, 3루 정성훈, 좌익수 박재홍, 중견수 김수연, 우익수 심정수로 경기 중에 웃지 않고 표정도 우울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너무 진지해서 동료들까지 긴장시킨다.
만약 이 두 팀이 경기를 한다면 최소한 관중은 3만명이다. 그중에 2만5천명은 앞 팀 선수를 보러 올 것이다. 실력은 두 팀이 막상막하라도 팬들한테 주는 느낌은 분명 다르다. 프로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책임도 있다. 그게 프로다.
까불면서 장난하는 것과 여유를 갖고 플레이를 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 응원하는 팬들이 지는 시합을 보고도 아쉽지만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선수들 표정을 보고 내일은 이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시합에 패한 날 더 밝게 웃어야 한다.
팀이 연패할 때 야구 잘하고 재미없는 스타보다는 재미있는 무명 선수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프로 선수는 표정 관리가 중요하다. 중요한 찬스 때 득점타를 치고 베이스에 나가 무게 잡고 서 있기보단 기쁘면 기쁜 대로 활짝 웃어주면 보는 사람도 즐거운 거다.
지난주 아무개 선수가 역전 3점 홈런을 쳤다. 감독, 코치, 동료들은 죄다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즐거워하는데 정작 웃어야할 그 선수는 있는 대로 진지한 표정을 하고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상대 투수한테 미안해서 그런지 표정이 정말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한마디로 분위기 파악 더럽게 못하는 선수다.
웃자 웃자 질 때도 웃고, 이길 때는 더 밝게 웃자. 우짜짜!
이병훈 야구 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