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과 ‘만보기’ 사이…앱 보면 나이 보인다
@신지용 씨(24)는 등굣길에 사진을 찍어 여자친구에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때 포토샵 기능이 있는 앱을 사용해 실물보다 잘 나오게 찍는다. 사진을 보낼 때는 여자친구와 단둘이서만 이용하는 폐쇄형 SNS를 이용한다. 신 씨는 “처음에 스마트폰 앱이 나왔을 때는 이것저것 다운받아 썼었지만 대부분 실속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알짜배기들만 쓰고 있고 지금까지 계속 쓰는 앱으로 사진앱, 커플기념일, 데이트앱 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숙 씨(여·61)는 아침 일찍 일어나 10분 거리에 있는 딸 내외 집에 방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직장에 다니는 딸 내외를 위해 손녀를 돌봐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손녀가 낮잠 자는 시간을 틈타 스마트폰으로 기저귀와 분유 등 육아용품을 구입한다. 틈 날 때마다 사이트에 들어가 ‘가장 싼 가격에 가장 질 좋은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김 씨는 “몇 년 전엔 홈쇼핑을 보면서 미용 관련 제품과 주방 용품을 사곤 했다. 판매 제품과 방영 일자가 적힌 소책자가 있긴 했지만 언제 어디서 원하는 제품이 판매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하루 종일 TV를 켜놓았던 적도 있다”면서 “요샌 스마트폰이 있어 가격 비교도 할 수 있고 장소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쇼핑할 수 있다. 참 좋은 세상”이라고 말했다.
# 당신의 앱은 몇 살? ‘스타일쉐어와 김기사 사이’
청년층과 중장년 사이에는 애용하는 앱에 차이가 있었다. 청년층은 연애, 미용, 패션, 생활정보 등의 앱을 주로 이용했고 중장년층의 경우 길안내, 건강, 스포츠 등의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 관심사에 따라 이용하는 앱도 달라진 셈이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연령별, 성별 선호하는 앱은 크게 달랐다. 젊은층은 연애, 미용, 패션, 생활정보 등의 앱을 주로 이용했다.
20대에게 인기가 많은 앱 중 하나는 소셜 데이팅 앱인 ‘마카롱’이다. ‘마카롱’ 사용자의 73%는 20~30대다. 남녀가 3 대 3으로 모여 마음에 드는 사람을 지목한 후 채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앱을 즐겨 사용하는 강 아무개 씨(25)는 “취업 준비로 여자친구가 없어 외로울 때 틈틈이 이 앱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며 “이제 지인들한테 소개를 받는 것도 번거로운데 스스로 찾아 나설 수 있어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10~20대에게 인기가 많은 패션 앱은 ‘스타일쉐어’다. 10~20대 사용자가 전체 67%이며 120개 국가에서 수백만 명의 외국인들도 이용하고 있다. 이 앱에서는 패션리더를 지향하는 사용자들이 일상 속 패션을 업로드하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옷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노하우와 관련 상품 할인 정보도 도움 받을 수 있다.
LYCL.Inc가 만든 ‘언니의 파우치’와 버드뷰의 ‘화해’ 등은 20~30대 이용자가 각각 61%와 58%다. ‘언니의 파우치’는 화장품에 대한 후기와 뷰티 팁, 세일 정보를 알려주는 앱이며 ‘화해’는 화장품에 들어있는 성분을 분석해주고 주의해야 할 성분을 알려주는 앱이다. ‘화해’를 이용하는 이 아무개 씨(26)는 “화장품 성분을 알기 쉽게 분석해줘서 편리하다. 모녀가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앱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상위권인 ‘눔 다이어트 코치’는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하고 만보기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앱이다. 요요를 방지하는 식단 관리로 유명하다. 중장년층이 많이 쓸법하지만 20~30대의 선호도가 상당하다. 해당 앱을 개발한 눔 코리아 관계자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2012년 앱을 개발했고 지금까지 유사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검진과 식단관리를 하는 눔 헬스라는 앱도 B2B를 통해 상용화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층은 길안내, 건강, 스포츠 등의 앱을 많이 이용했다.
또 운전할 때 길을 안내하는 앱인 ‘국민내비 김기사’도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길을 안내하는 앱은 많지만 국민내비 김기사는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사용 환경과 직관적인 길 안내에 특화돼 있었다. 40대 이용자가 34% 50대 이상 사용자가 35%로 중장년층의 이용률이 무려 69%에 달하는 중년층 인기 앱이다. 제작사인 록앤롤 관계자는 “처음에 앱을 출시했을 때는 10만 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1100만 명에 달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 및 시설 투자, 이용자 불편 사항 개선,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국민 내비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골프·바둑·축구 등 스포츠 앱도 중장년층에서도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전세계 이용자들과 대국을 즐길 수 있는 ‘오로바둑’은 전체 사용자 중 50대 이상 사용자가 50%에 이르는 중장년층 인기 앱으로 꼽힌다. 특히 87% 남성이 다운로드했다.
# 당신의 SNS는 몇 살? ‘비트윈과 밴드 사이’
연령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앱은 SNS였다. 한때 메신저 프로필로 중년 남성은 정상을 오른 등산 사진을, 중년 여성은 꽃 사진을 해놓는다는 글이 엄청난 공감을 얻기도 한 만큼 장년층의 SNS의 활용도가 급증한 것. SNS에서도 청년과 중장년층의 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글로벌미디어업계인 모비인사이드 조사 결과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SNS는 ‘카카오 스토리’였다. 10대(13.3%)와 20대(14.5%)의 사용이 저조한 반면 30대(23.9%), 40대(24.3%), 50대 이상(23.8%)은 다소 높은 사용률을 보였다. 카카오 스토리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카카오톡’과 연계돼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으로는 ‘밴드’의 이용자 수가 많았다. 밴드 역시 40대(27.5%)와 50대 이상(26.9%)의 사용률이 10대(13.4%)와 20대(12.3%), 30대(19.7%)보다 현저히 높았다. 밴드는 모임을 소집하는 SNS로 동창회와 동호회 등의 모임에서 밴드를 만들어 연락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아 중장년층의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이용하는 SNS는 ‘페이스북’이었다. 페이스북은 중장년층보다는 청년층, 특히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10대(23.1%)와 20대(28.5%)의 이용률이 30대(18.3%)와 40대 (15.5%), 50대 이상 (14.3%)을 압도했다.
커플 두 명만이 공유할 수 있는 폐쇄형 SNS인 ‘비트윈’의 주 사용자는 20대로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40대 이상 사용자는 3.5%에 불과했다. 앱을 다운로드한 이후에 특정한 사람을 지정해 둘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자료를 저장해 공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비트윈 개발사 측은 “중장년층 부부도 비트윈을 즐길 수 있다. 비트윈을 통해 연애 때 감정을 되살릴 수도 있다”며 “자녀들이 사용하다 부모님에게 추천하게 돼 부모님들 역시 즐겨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당신의 이모티콘과 약어는 몇 살? ‘버정과 친박 사이’
SNS와 다양한 앱을 이용할 때 텍스트를 많이 다루게 된다. SNS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같이 증가한 것은 이모티콘과 약어이다. 계명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선우 교수는 “스마트폰 언어와 문자 언어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며 “특히 스마트폰 언어는 사교적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감정 표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모티콘과 약어를 사용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SNS를 사용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이모티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80%가 모바일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20% 가량 앞섰고 20대에서 30대는 80% 이상을 넘기고 40대에서 50대는 70%를 넘겼다.
한편 SNS 선두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톡에서는 표정을 대신할 이모티콘을 개발해 이미 많은 수익을 낸 바 있다. 지난 2011년 6개로 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현재까지 총 3000여 개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였다. 매월 발송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만 20억 건에 달한다. 하루엔 1000 만 명이 텍스트 대신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게다가 지난 4년 간 총 1000만 명이 이모티콘을 구매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인기 비결은 대화의 맥락에서 재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나이 대와 상관없이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나이 별로 이모티콘 선호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약어·은어 또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모바일에선 기존 철자법이 무시되고 띄어쓰기는 무시되곤 한다. 가장 흔하게 두문자어가 쓰이고 있다. ‘ㄱㄱ’는 ‘고고(gogo)’의 두문자어로 ‘가자’는 뜻이나 ‘하자’는 뜻을 의미한다. ‘ㄴㄴ’과 ‘ㅇㅇ’도 흔하게 사용되는데 각각 ‘노노(nono)’와 ‘응응’의 두문자어다. ‘ㄱㅅ’와 ‘ㅈㅅ’은 각각 ‘감사하다’와 ‘죄송하다’를 뜻하는 두문자어다. ‘ㅋㄷ’ ‘ㅋㅋ’ ‘ㅎㅎ’는 ‘키득’ ‘키키’ ‘히히’를 웃음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청년층 사이에선 ‘친추’ ‘남소’ ‘쌍수’ ‘버정’ ‘맥날’ ‘스벅’ 등 줄임말도 흔하게 쓰인다. 이다. 각각 ‘친구 추가’ ‘남자 소개’ ‘쌍꺼풀 수술’ ‘버스 정류장’ ‘맥도날드’ ‘스타벅스’를 뜻한다. 이 외에도 신조어처럼 쓰이는 약어가 있다. ‘썸남·썸녀’ ‘밀당’ ‘위꼴’ 등이 그것이다. 썸남·썸녀는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발전 될 가능성이 짙은 상대를 의미하며 썸씽(someting)이 있는 남성과 여성의 줄임말이다. 밀당은 ‘밀고 당기기’의 약어로 남녀 관계에서 미묘한 심리 싸움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근본적으로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온라인 메시지로 대화하는 분량의 차이가 크다. 청년층은 24시간 이용한다고 본다”며 “사실 장년층이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창준위’ ‘증시’ ‘친박’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장년층의 줄임말은 신문 등 공식적인 매체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면서 “단지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줄임말 자체가 특정 집단끼리 사용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기에 세대별로 줄임말을 향유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중장년층만의 독특한 줄임말이 생겨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이색 이모티콘 인기 스타 캐릭터도 인기라고 전해라 ~ ‘백세인생 나왔다고 전해라’ 이모티콘, 응답하라 1988 추억콘, ‘의리 넘치는 이국주의 섹시한 고민상담’ 이모티콘.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현재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 인기 드라마도 이모티콘의 소재다. 이를 바탕으로 ‘응답하라 1988 추억콘’과 ‘SBS <육룡이나르샤> 깨알톡’ 등의 이모티콘이 출시된 것. 이런 이모티콘은 등장인물의 특색에 맞춘 표정과 대사 및 자막을 넣어 ‘리얼콘’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현재 ‘백세인생 나왔다고 전해라’와 ‘의리 넘치는 이국주의 섹시한 고민상담’ ‘응답하라 1988 추억콘’ 등은 모두 카카오톡 이모티콘 인기 순위 50위 안에 모두 올라가 있다 한편 이렇게 유료 결제 후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외에 무료 이모티콘도 있어 유용하게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무료 이모티콘 배포 SNS는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에서도 댓글을 남길 때도 글자뿐만 아니라 이모티콘을 남길 수 있다. 이용자들은 업로드된 글이나 사진을 조회한 뒤 말 대신 감정이나 표정을 표현할 수단으로 이모티콘을 즐겨 쓰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스티커에는 기존 상영된 애니메이션 만화영화의 캐릭터도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쿵푸팬더, 겨울왕국, 헝거게임, 인사이드아웃 등 등장인물 캐릭터 등이 있다. [민] |
약어 잘못 쓰면 낭패 ‘ㅇ’ ‘ㄱㅅ’…내가 친구로 보이니? 며칠 전 죽마고우의 아버님께 신년 인사 메시지를 보낸 이우주 씨는 깜짝 놀랐다. 지난해 겨울 환갑을 넘긴 친구의 아버지가 메시지에 ‘ㅇ’이라고 답을 해온 것. 이 씨는 “친구에게 아버님의 답장 내용을 보여줬다. 친구가 박장대소 하더니 ‘아버지가 ‘ㅇ’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응’이라고만 생각하고 계셨다”고 전해줬다. 20대 사이에서 ‘ㅇ’은 막역한 친구 사이나 쓰긴 하지만 ‘무시’와 ‘무성의’가 내포돼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문자어나 약어는 막역한 사이에서 쓰는 말이다. 특히 두문자어를 쓸 때 유의해야 한다. ‘ㄱㅅ’나 ‘ㅈㅅ’은 ‘합니다’라는 존칭어미를 뺐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선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강 아무개 씨(56)는 “형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ㄱㅅ’라고 보냈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단순히 약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