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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부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선수들과 유상철, 김영광. 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
분위기 상승 진짜 이유
이번 올대팀 선수들은 올림픽을 통해 ‘뭔가를 이뤄보겠다’는 성취욕이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달 획득 후 병역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해외 진출에 대한 기회와 폭을 넓히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2002월드컵 이후 많은 대표팀 선수들이 외국 진출에 성공했고 그로 인해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모습을 가까이서 목격하며 어느 때보다도 올림픽을 통해 ‘인생역전’을 노리는 선수들이 많아진 것.
축구 전문가들은 대표팀 선수들이 메달 획득 후 26개월의 병역면제를 받고 해외 진출에까지 이르게 된다면 약 15억~20억원의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 수치는 어느 종목의 포상금과도 ‘잽이 안 되는’ 엄청난 거액을 챙기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와일드 카드 '효과만점'
와일드 카드와 관련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올대팀은 이번에 합류한 와일드 카드가 대체로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유상철(선수들 사이에선 ‘상철이 오빠’로 불린다)은 이전의 홍명보처럼 팀의 절대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빡빡한 경기 일정은 우리나라 나이로 34세인 유상철한테 무척 부담스러운 듯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며 선수들 속으로 녹아들어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동안 부상 등으로 성인대표팀에서 외면 받았던 이천수는 올대팀 합류 후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신바람 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유상철 외엔 ‘걸림돌’이 없는 만큼 ‘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이천수는 이동중에 절대로 자기 짐을 들지 않는다. 후배들이 알아서 이천수를 배려하기 때문. 그런 이천수가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은 경기장에서 보이는 이천수의 엄청난 에너지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는 태도, 선수단 전체를 시끌벅적하게 끌고 가는 리더십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칙왕' 기살리기 작전
그리스전에서 퇴장당했던 김치곤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을 만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연신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 속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한다.
그리스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최원권은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그러나 다음날 회복 훈련장에서 만난 최원권은 전날의 참담함을 잊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동료 선수들은 최원권의 기를 살리기 위해 최원권이 센터링만 해도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는 후문.
축구대표팀을 취재하고 있는 한 기자는 어느 축구방송 해설가의 말을 빌려 “국제무대 경험이 적다는 사실이 현실로 드러난 그리스전이었다”면서 “K-리그에서 하던 반칙이 올림픽 에서 통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이 그리스전에서 파울의 연속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조재진과 이천수의 부조화
김호곤 감독은 이천수, 조재진, 최태욱을 삼각편대로 하는 공격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재진이 이천수와 제대로 된 호흡을 맞추지 못하자 조재진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현지 취재 기자들에 의하면 방송에선 잡히지 않지만 조재진이 상대 수비수들을 몰고 다니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은 물론 지능적인 플레이로 상대팀의 조직력을 흔들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천수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것. 이천수가 워낙 공 욕심이 많고 자신한테 패스를 해달라고 하는 일이 자주 생기자 조재진이 고립되는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조재진은 친한 기자에게 “이천수보다는 최성국과 호흡 맞출 때가 훨씬 편했다”면서 “나한테 볼이 안 오는데 어떻게 골을 성공시키느냐”면서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