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 1일 새누리당 이병석 국회의원이 포스코 관련 비리혐의 등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경북 포항북구에 김정재 예비후보가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직전 포항시장 선거에 출마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남구로 등록했다가 이 의원 불출마 직전 북구로 옮겨 “소신없이 당선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받고 있다.
포항 북구가 선거구인 새누리당 소속 시.도의원 12명은 4일 “오는 20대 총선에서 김정재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김 예비후보가 포항의 경제를 살리고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는 이칠구 포항시의장 등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8명과 도의원 4명이 참석했고 이 의장은 “의원 개개인의 자발적 의사로 봐 달라”며 “지지와 관련해 참석 의원끼리 논의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참석한 시.도의원 대부분이 해당 지역구 의원인 이병석 국회의원과 불출마 선언 전후로 만남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며 특히 이 의원측과 김 예비후보측간의 만남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서로 돕기로 협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의 공조로 김 예비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의원은 불출마 이후의 대비책이 되고 김 예비후보는 이 의원이 밀어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시.도의원들의 김 예비후보 지지성명은 이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지방 정가의 해석이다.
또 차기 공천을 의식한 ‘특정후보 줄서기’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는데 김 예비후보와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벌이는 박승호 예비후보측은 “소신 없는 줄서기나 특정세력에 기대려는 무책임한 정치는 결코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예비후보도 “특정후보 지지 선언은 줄서기의 구태를 답습하는 후진정치의 행태”라며 “민의를 대변하고 의회정치를 표방하는 지방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일부 포항시민들은 “김 예비후보는 지난 포항시장 선거에서 여성후보 가점을 노리고 서울에서 내려왔다가 안되니 이번에는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서 남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북구가 무주공산이 될 것으로 보이자 옮기기까지 하지 않았냐”며 “이는 당선만 되면 된다는 발상으로 시민을 위하는 정치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북구는 박승호 전 포항시장과 허명환 전 청와대 사회정책행정관, 이창균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 그리고 여성으로 서울시의원을 역임한 김정재 예비후보 등 4명이 사실상 당선과 직결되는 새누리당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병섭 김재원 기자 ilyodg@ilyo.c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