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30일 샤라포바의 한솔오픈 2회전 경기 장면과 연습중 족구를 하는 모습(오른쪽). | ||
현재 전 세계 여자테니스계를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의 미녀 테니스 군단. 그런데 이들 미녀들이 오늘날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버지들의 헌신’이 뒷받침되었다는 사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리안 낭자들의 아버지들이 ‘극성맞다’는 소리를 듣는 것과 유사한 경우다.
최고의 테니스 요정으로 떠오른 마리아 샤라포바의 아버지 유리 샤라포바는 마리아가 일곱 살 되던 해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엔지니어였던 유리는 딸의 테니스 재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간파한 뒤 미국으로 날아가 세계적인 ‘닉 볼리티에르’ 테니스 스쿨에 딸을 입학시켰다. 마리아의 어머니는 비자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로 2년 동안 미국에 들어오지 못해 그 기간에 아버지 유리 혼자 마리아를 뒷바라지했다.
마리아의 라이벌격인 US오픈 우승자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의 아버지도 샤라포바의 아버지 못지 않다. 사실 쿠즈네초바는 사이클 선수로 나서도 올림픽 금메달은 문제없었을 것이란 평이다. 아버지 알렉산드르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우승자이며 어머니 역시 세계 신기록을 20차례나 갈아치운 사이클 스타. 그러나 쿠즈네초바가 사이클보다 테니스쪽에 더 관심을 보이자 알렉산드르는 과감히 딸에게 라켓을 쥐어줬고, 훌륭한 코치를 찾아 전 세계를 떠돌다 결국 스페인에 안착했다.
▲ 마리아 샤라포바의 아버지 유리. | ||
‘아버지의 정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야구계의 인물이 있다. 바로 ‘최고의 스타’에서 ‘최악의 기피 인물’로 순식간에 전락한 메이저리그 전설의 강타자 피트 로즈. 로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안타(4천2백56개) 기록을 세운 불멸의 강타자다. 그러나 신시내티 레즈 감독시절 소속팀의 승패를 놓고 도박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추방됐다.
어쨌든 아직도 ‘역대최고의 안타제조기’로 불리고 있는 피트 로즈의 성장배경에는 아버지 해리 로즈의 헌신적인 사랑이 뒷받침된다. 해리는 피트가 세 살 되던 해부터 캐치볼을 주고받았으며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야구선수로 대성시키겠다”고 결심, 이후 야구인으로의 길을 열어주었다. 재미있는 것은 피트의 아들 ‘피트 로즈 주니어’도 아버지 피트의 영향으로 야구인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
세레나-비너스 윌리엄스의 아버지 찰스는 지나치게 입방정을 떨다 망신을 당한 경우. 한때 자신의 딸들과 라이벌 관계였던 마르티나 힝기스에 대해 “내 딸들을 이기기에는 다리가 너무 짧다”고 비아냥거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찰스는 또 공공연히 “내 딸들을 이기는 테니스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쳐 왔으나 최근 러시아 선수들에게 밀리며 코가 납작해진 상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아버지 제임스 조던은 열렬한 야구팬. 제임스는 어린 아들 마이클을 야구 선수로 키웠고 마이클은 고교 시절 주대회 우승도 차지했다. 그러나 마이클은 알려진 대로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농구 선수로 대성했다. 그러나 지난 1993년 7월 제임스가 고속도로에서 2인조 강도에게 무참히 살해당하자 마이클은 두 달 후 농구계 은퇴를 선언했고, 그 이듬해부터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했다. 생전에 아버지가 간절히 바라던 소망을 위해 야구선수로 ‘업종 변경’을 이룬 것. 이후 농구계로 복귀한 마이클이지만 지금도 아버지 생전에 야구 선수로 뛰지 않은 ‘불효’에 대해 가슴 아파한다는 후문.
▲ 타이거 우즈 | ||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