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서용빈과의 ‘생생인터뷰’를 위해 그동안 잠시 ‘은퇴’했다가 임시 투입된 필자 이병훈과 서용빈과의 만남은 잠실야구장에서 이뤄졌다.
이병훈(이): 먼저 축하한다. 바쁠텐데 시간 내줘서 고맙다.
서용빈(서): 오늘 할 일이 엄청 많은데 형님 명령이라서 만사를 제쳐두고 나왔습니다.
이: 벌써부터 사회인처럼 립 서비스부터 날리냐? 내년 복귀를 앞두고 있는데 자신감이 많냐? 아님 두려움이 더 많냐?
서: 자신감이 80%, 두려움이 20%예요. 복무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운동했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더 많아졌어요.
이: 근력이나 체중이 변했을 텐데.
서: 근력은 더 좋아졌어요. 웨이트트레이닝을 죽기살기로 했거든요. 체중도 그대로 유지했어요. 철저히 관리했죠.
이: 예전이랑 똑같이 타격할 거야? 변화를 줄 생각이야?
서: 이제는 선발, 중간, 마무리 투수들의 실력도 평준화됐고 패전처리 투수도 140km가 넘으니까 저도 파워배팅을 해야죠.
이: 한동안 네 집사람(탤런트 유혜정)이 방송 활동을 많이 했잖아. 물론 명확한 이유가 있었지만.
서: 그렇죠. 제 수입이 적다 보니까 집사람이 욕심을 냈었죠. 그럴 때 정말 미안했어요. 책임감도 느꼈고.
이: 복무 기간에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야.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사람이 진짜라는 얘기 들어봤지? 가장 고마웠던 사람을 꼽는다면.
서: 친한 연예인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공)형진이형, (안)재욱이형이 특히 정신적으로 많은 힘이 됐죠. 둘다 수입이 장난 아니잖아요. 그래서 부담 없이 얻어 먹었어요.
이: 너보고 연예인 하라고 꼬신 적은 없냐?
서: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오히려 제가 운동 열심히 안하면 불같이 화를 냈어요. 진짜 멋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복무 기간에도 패션엔 신경 많이 쓴 걸로 소문났던데.
서: 제가요, 성격상 옷을 대충 입지 못해요. 갖출 건 갖춰 입고 다녔죠. 그게 프로 정신 아닙니까.
이: 군대 가기 전보다 팬은 줄어들었니?
이: 올시즌 LG 경기를 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서: 무엇보다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가 안 보인다는 거죠. 또 승부욕이 좀 약한 거 같아요. 성적을 내지 못해 속 좀 태웠어요.
이: 그럼 네가 해줘야할 역할에 대해선 잘 알고 있겠네.
서: 우선 제가 에버리지가 높은 타격을 하면서 타선에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죠. 그럴 자신도 있구요.
이: 내년에 포지션 다툼이 치열할 텐데.
서: 그렇죠. 하지만 제가 수비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검증받은 사실이죠(자신감 ‘만땅’인 표정을 짓는다).
이: 내년에 재기에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 봤냐.
서: 물론 해봤죠.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만약 성적이 저조하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반드시 2년 내에 제 실력을 검증받을 겁니다.
이: 너하고 얘기하다 보니까 네가 너무 전투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현역병도 아닌 것이. 너 공익이잖아.
서: (진지한 목소리로) 형님, 야구에 목말라 해본 적 없으시죠? 전 갈증이 너무 심해서 혓바닥이 쩍쩍 갈라졌어요.
이: 야, 소름 돋는다. 재밌는 얘기 좀 해라. 복무 중에 에피소드가 많았다면서.
서: 있었죠. 얼마 전 휴일에 연예인 야구팀 ‘재미삼아’ 팀이랑 게임을 했는데 제가 5타수 4안타를 쳤어요. 그런데 조인성(LG), 정수근(롯데), 이숭용(현대)이 그전에 게임에 나가서 안타를 한 개도 못 쳤나봐요. 그러다보니 서용빈 수준이 이제는 아마추어랑 비슷하다는 오해를 받는 거예요. 프로 선수들은 당연히 그 공 못 쳐요. 볼이 너무 느리니까. 그런데 저는 잘 쳤잖아요. 잘 치고도 쪽 팔렸죠.
이: 오랫동안 널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 말씀 올려라.
서: 저에게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여러분들을 위해 앞으론 야구에 ‘올인’하겠습니다. 그리고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못했지만 내년에는 기필코 ‘가을 잔치’에 여러분들을 초대하겠습니다.
이병훈 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