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타임에서 오가는 감독과 선수 사이의 대화는 더 이상 은밀하지 않다. 농구 중계방송에서는 여지없이 작전타임이 되면 마이크와 카메라가 감독과 선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독이나 선수가 행여 말 실수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
김태환 전 창원 LG 감독이 여자농구 국민은행 감독을 맡고 있을 시절, 위태위태한 상황도 제법 있었다. 코트에서는 다혈질적인 모습을 숨기지 않았던 김 감독이 경기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작전타임을 부르게 되면 브라운관에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김 감독의 험악한 표정과 거친 표현의 입모양이 자주 잡혔기 때문. 다행히(?) 사운드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잔뜩 긴장된 분위기를 시청자들도 함께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실망스러운 플레이에 잔뜩 화가 난 김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선수들만 째려보았던 것. 중계하던 아나운서도 잠시 침묵을 지켰는데 그 정적은 다음의 한 마디로 깨졌다. “어휴, 농구가 왜 이렇게 어려워!”
이제는 은퇴한 허재의 선수 시절 일화도 유명하다.
작전타임에서 외국인 코치가 선수 이름을 직접 부르며 열심히 설명했는데 제대로 통역이 되지 않자 선수들로서도 답답했던 것. 결국 허재의 한마디가 생생하게 전파를 타고 말았다. 허재 왈, “쟤 뭐라는 거야?”
김남용 스포츠라이터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