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28명 ‘낙제점’
낙제점은 3개 기준 모두에서 약 300명의 의원 중 2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의미한다. 2개 분야에서 200위권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의원이 45명, 3개 모두에서 2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의원이 35명이었다. 35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28명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특히 낙제점을 받은 새누리당 의원들 중 많은 수가 ‘공천장=당선증’을 의미하는 여당 강세지역에서 많이 나왔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강석훈(서울 서초을),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이 낙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강세지역인 경상권에는 김태호(경남 김해을), 유기준(부산 서구),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이병석(경북 포항북구),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주호영(대구 수성을),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등 8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중 강석훈 의원은 임기 중 투병생활을 했던 점, 그리고 유일호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로 인한 활동을 감안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은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은 이번 공천에서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인 출석과 입법 활동을 소홀히 한 무책임하고 무능한 국회의원을 철저히 걸러내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본인 세비와 보좌진 9명의 급여, 그리고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7억 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을 사용하는 국회의원이 이처럼 무책임하고 불량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물론 이 자료도 하나의 참고일 뿐이다. 이 자료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은 “본회의나 상임위 출석이 중요하다. 그러나 당직이나 국회직을 계속해서 맡고 있던 사람은 출석을 못 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질적인 것도 중요하다. 국회에서 얼마나 정책발의를, 예산심의를 잘 하느냐, 이런 것들을 다 따져야 한다. 함정이 많다”고 밝혔다. 숫자 그대로 평가하진 않겠다는 이야기다.
숫자 하나에 여의도 정가가 들썩이는 이유는 과거부터 ‘공천 학살’의 시작과 끝은 컷오프였기 때문이다. 눈엣가시 같은 타 계파를 제거하는 데 있어 컷오프보다 편한 것은 없다. 출마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때문이다. 공천 학살이라는 말이 나왔던 18대, 19대 총선에서도 김무성 대표는 낙선이 아니라 컷오프됐다. 컷오프는 비주류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단어다.
물론 공천룰을 두고 일촉즉발의 갈등을 빚는 친박계-비박계를 두고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내가 보기에는 하나의 ‘쇼’라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차지하자 주목을 끌기 위해 공천룰을 두고 친박-비박이 중요한 사안을 혁신 경쟁하듯 짜고 치는 쇼에 불과하다”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