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 프런트는 시즌을 앞두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연봉협상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한다. 웬만하면 선수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을 피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 나름대로 선수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와 자료를 제시해야 하다 보니 그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다.
각 구단 연봉 협상 담당자들은 그 동안 협상 테이블에 앉은 선수들 중에서 누구를 인상 깊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선수를 그래도 가장 고마워하는 눈치다. 팀의 간판급 선수이면서도 이종범(기아), 정민철(한화) 등은 여간하면 구단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긍해 가는 스타일이라서 구단 관계자들로서는 먼저 떠오르는 선수들이라고. 윤학길(롯데) 코치도 현역 시절엔 일사천리로 협상이 진행되던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반면 손민한(롯데)이나 골키퍼 김병지(포항 스틸러스)의 경우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해 구단 관계자로부터 상당한 인내를 요구하게 만든다고 한다.
김병지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만족할 수 있는 타당한 결과를 얻어내는 스타일인데 결코 마감일이 다가와도 당황하지 않는 여유를 보여준다고. 손민한 역시 구단에서 가장 늦게 사인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한편, 프런트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경우는 꼼꼼한 자료 제시형이라고 한다. 이런 유형의 선수로는 신태용(성남 일화)이 거론된다. 김영진 성남 부단장은 “그 시즌 자신의 득점이나 어시스트와 같은 포인트와 팀 기여도가 기록돼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희망연봉’을 제시하는데 세밀한 자료에 깜짝 놀란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