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순 | ||
그러다 90년대 들어 하나, 둘씩 억대 연봉에 사인하면서 대박을 터뜨리는 선수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성적과 몸 관리만 잘하면 부와 명예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보장된 것이다. 이처럼 20여 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운동의 돈벌이’가 10여 년 만에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했다. 프로 스포츠 출범 초기와 현재 그 달라진 연봉의 위상에 대해 살펴봤다.
프로야구 선수 연봉은 현재 출범 당시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선수 평균 연봉은 1천2백15만원. 당시 서울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2천∼3천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발표에 의하면 2004년 평균 연봉은 7천1백29만원이었다. 2003년 6천5백50만원에 비하면 5백79만원(8.8%)이 상승한 금액이다. 이는 1억원 이상의 연봉 선수들이 65명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17명이 늘어난 82명으로 집계된 영향도 있다. 이 중 3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만 14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2004시즌 연봉만 따지자면 1982년에 비해 약 5.87배 정도 상승한 금액이다.
1982년 최고연봉 선수는 OB 베어스(현 두산)의 박철순 선수로 2천4백만원이었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최고 연봉 선수는 정민태(현대)의 7억4천만원이었으니 최고 연봉 선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20여 년간 무려 30배나 상승한 것이다.
이를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2000년 100을 기준으로 82년 43.2에서 2004년 7월 현재 114.9로 2.66배 증가했는데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5.87배 증가해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보다 대략 2.21배 정도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처럼 스태그네이션이 진행되는 때, 연봉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모양이다.
현재 프로축구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는 누굴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지난 시즌의 경우 샤샤(성남 일화)가 4억3천만원(2003년)으로 최고 연봉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프로축구는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와는 달리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다 보니 구단에서 언론에 공개하는 간판급 선수 일부를 제외하고 정확한 연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원 삼성이 월드컵 스타 송종국을 이적료 25억원, 연봉 6억원(추정) 안팎에 계약함으로써 깨진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 선수들의 연봉은 ‘기본급+수당’으로 이뤄진다. 이중 기본급은 모두 프로축구 연맹에 신고가 되기 때문에 파악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수당이다. 많은 경우 수당이 연봉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에 팀별, 성적별로 천차만별이다.
프로연맹의 관계자조차도 정확한 수치 계산은 어렵지만 프로선수들의 평균연봉은 약 7천만원 안팎으로 분석하고 있어 프로야구와 비슷한 액수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축구와 야구가 1년 차이를 두고 출범했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 대비 선수 평균 연봉은 야구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송종국 | ||
고액 연봉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래서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 많은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5월 종합 소득 신고를 앞두고 과세표준을 낮추기 위해 각종 영수증을 챙기고, 집을 구입하거나 기부금을 내곤 한다. 모두 경비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야구, 축구, 농구 등 이른바 3대 프로 스포츠에서 연봉 선두를 다투는 선수들을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국내 프로야구에서 지난해까지 최고 연봉 선수는 정민태(현대)로 7억4천만원이었다. 하지만 FA대박을 터뜨린 심정수(삼성)가 이 기록을 깨며 7억5천만원(옵션 제외)의 연봉에 사인을 끝냈다.
프로야구와 함께 프로스포츠의 양대 산맥인 프로축구에서는 신태용(성남 일화)이 2003년 최초로 연봉 4억원대 벽을 깬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김남일(전남 드래곤즈)이 3억6천만원, 김병지(포항 스틸러스)가 3억5천만원을 받았다. 이어 김도훈이 전북 현대에서 FA로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4억원을 받았다.
프로농구에서는 서장훈(서울 삼성)의 3억8천만원이 최고 연봉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김주성(원주 TG삼보)이 3억5천만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04∼2005시즌 프로농구 평균연봉이 1억1백28만원으로 집계되었는데 2004시즌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연봉인 7천1백29만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프로농구의 경우 신인계약금이 없어 신인최저연봉이 3천3백만원으로 최소 연봉 2천만원인 프로야구와는 차이가 있다. 프로농구가 프로야구에 비하면 평균연봉은 높지만 최고연봉에서는 50%정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최고 연봉액은 해마다 경신되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FA 계약금은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로 갱신되고 있다. 프로농구가 97년 출범 이후 꾸준히 관중수가 늘고 있음에도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구단당 13억7천3백만원) 등의 영향으로 최고연봉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년 2월 출범하는 프로배구의 팀당 샐러리캡이 9억원으로 정해졌다. 프로배구 샐러리캡은 현행 프로농구의 팀당 연봉 총액 상한선인 13억5천만원보다 33% 작은 규모다.
종목별 감독 연봉 축구가 최고
프로축구
이장수(서울) 4억원 추정
차범근(수원) 3억5천만원 이상 추정
허정무(전남) 3억원 추정
프로농구
유재학(울산 모비스) 2억3천만원
박수교(인천 전자랜드) 2억3천만원
김진(대구 오리온스) 2억2천만원
김동광(안양 SBS) 2억2천만원
전창진(원주TG삼보) 2억원
프로야구
김재박(현대) 2억5천만원
선동열(삼성) 2억원
김인식(한화) 2억원
유남호(기아) 1억5천만원
조범현(SK) 1억5천만원
이순철(LG) 1억3천만원
양상문(롯데) 1억2천만원
김경문(두산) 1억2천만원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