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사라진 두 아이 살아는 있을까
부천 여중생 딸 시신 11개월 방치한 목사 부부. 연합뉴스
이번 전수 조사는 장기결석 아동 명단을 기반으로 학교 교직원 및 동 주민 센터와 사회 복지 전담 공무원이 합동 점검을 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수 조사인 만큼 모든 장기결석 학생과 학부모 면담이 실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여 명의 아동에 대해 교직원과 사회복지사가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며 “거주지에 부모만 있고 가출 등으로 학생 신원이 확인되지 않을 땐 경찰에 신고하고 학생과 학부모 면담을 실시했으나 교육적 방임 등 물리적인 방임으로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지역 아동보호 전문 기관에 신고토록 돼있다”라고 말했다.
아번 전수조사 대상은 전국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장기 결석한 초등학생들로 모두 287명이었다. 이 가운데 출석독려 대상이 133명이다. 면담 결과 아동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로 파악돼 학교 출석을 독려하는 조치를 취한 경우다. 29명이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안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17명이다. 교육부는 이렇게 179명은 일단 아동학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108명이다. 교육부는 소재 불명이나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112에 신고하고 아동 학대 의심 및 추가조사가 필요한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그 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사례는 17명이며 112 경찰 신고가 이뤄진 것은 무려 91명이나 된다.
먼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이뤄진 17명 가운데 아동학대 사례가 6건으로 나타났고 1명에 대해선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 측은 “아동학대로 밝혀진 6건에 대해서는 전화상담과 가정방문, 심리치료 조치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 토막 내 냉동 보관한 부부. 연합뉴스
이에 대해 경찰은 교육부로부터 소재확인 요청이 들어온 73명의 아동에 대한 수사를 벌여 66명의 아동은 안전 소재를 확인해서 수사를 종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나머지 7명이다. 우선 5명은 소재가 확인됐지만 교육적 방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적 방임 혐의로 수사 중에 있는 피해 아동의 소재는 서울, 인천, 경남 등이다.
나머지 두 명은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09년 경기 안양의 한 기독교 복지관에서 실종된 지적 장애인 A 군(실종 당시 15세)과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종된 B 군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 A 군은 2006년 복지관에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유기됐다. 그런데 2009년 누군가가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맡겼는데 부모로서 못할 짓이고 아이에게도 미안해 다시 데려 간다’는 쪽지만 남기고 아이를 데려갔다. 그 이후 행방에 묘연해졌다. A 군 실종은 초등학생 장기결석자 전수조사 과정에서 특수학교가 보고하면서 비로소 알려졌다.
B 군은 지난해 1월 어머니 C 씨(38)가 B 군을 병원에 데려간다고 한 이후부터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어머니 C 씨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병원 기록 등이 전혀 없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또한 경찰은 학대 의심 신고로 접수된 18건 중 진행 중인 사건은 4건이다. 14건에 대해선 수사를 종결했으며 4건은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앞선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송치된 사건 발생 지역은 부천, 부산, 대전 등이라고 밝히며 친부에게 살해돼 냉동 보관 됐던 ‘부천 토막 시신 남아’ 사건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4건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친부에게 폭행당해 숨진 채 방치된 ‘부천 미라 여중생’ 사건과 친모의 폭행으로 숨진 후 유기된 ‘용인 암매장 여아’ 사건도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정부 합동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근 화제가 된 용인 암매장 여아 사건의 경우 경찰은 피의자가 작은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을 두고 교육적 방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실종된 큰딸의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집중 수사하다 사건의 전말을 밝혀냈다.
미취학 아동 조사의 필요성도 시급해 보인다.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에게 제출한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 중 미취학 아동 통계(2010~2014)’에 따르면 연 평균 약 8000여 명의 취학 연령 아동이 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지 불명으로 입학하지 않은 아동의 경우 주민센터가 소재지를 끝까지 파악하지 않는 이상 사각지대로 남게 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미취학 아동과 중학교 장기결석생에 대한 조사도 진행중”이라며 조사는 오는 3월 31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