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고향 가보니…의문 투성이
안철수 상임대표를 잡겠다며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대표와 클라세 스튜디오 건물 내부. 최준필 기자
최근 이 전 비대위원은 ‘거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를 잡겠다며 서울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격 정치인의 길에 들어선 그는 여전히 벤처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다.
‘클라세 스튜디오(대표)’
포털사이트에서 ‘이준석’을 검색하면 나오는 단어다. 다시 클라세 스튜디오를 검색하면 누리꾼들이 남긴 수많은 글들이 뜬다. “클라세 스튜디오는 도대체 뭘 하는 회사인가요?”부터 “당최 무슨 회사인지 알 수가 없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독특한 이름도 눈길을 끌지만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도 일단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클라세 스튜디오’를 검색하면 나오는 홈페이지는 있다. 바로 ‘테스트바다 (http://www.testbada.com/)’라는 곳이다. 테스트바다 홈페이지를 열면 “모든 시험 문제지가 한 곳에! 테스트바다는 80개의 시험 50만 개의 문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라는 팝업이 화면 가득히 뜬다. 사이트 하단엔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이사 이준석.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권○○”이란 문구가 있다.
테스트바다는 PC 정비사 1급·TESAT부터 가스기능사·가스산업기사·복어조리기능사 등 74개 자격증의 문제와 해설을 제공하는 사이트다. 앞서의 권 아무개 씨는 2012년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라세 스튜디오 홈피에 나오는 테스트바다가 주된 플랫폼이다”며 “멜론·아이튠즈처럼 콘텐츠(시험 자료)를 받아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테스트바다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출시돼 있다. 클라세 스튜디오가 개발한 플랫폼이 테스트바다라는 뜻이다.
테스트바다의 주된 기능은 웹이나 앱에서 이용자가 문제를 풀면 자동으로 채점을 해주는 것이다. 틀린 문제들을 모아 오답노트를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상의 회사 소개란에는 이 같은 설명을 찾을 수 없었다. 회사의 정체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테스트바다 홈페이지는 현재 사실상 ‘폐업’ 상태다. 기자가 회원가입을 하고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PC 정비사 1급·건축기사 등 문제조차 제공되지 않은 것이 많았다. 제공된 문제들 역시 대부분 2011년, 2012년에 출제한 과거의 기출 문제들뿐이었다. 최근 출제된 기출 문제와 해설은 찾을 수 없었다.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위한 기출문제와 해설을 제외하곤 다른 문제들도 해설은커녕 답만 달랑 달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지사항엔 “테스트바다 앱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다”는 글 하나만 덩그러니 올라와 있었다. 무려 4년 전에 올린 글이다. 테스트바다 앱의 마지막 업데이트 연도는 ‘2014년’이었다.
클라세 스튜디오 건물 외부. 최준필 기자
그렇다면 클라세 스튜디오는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 이 회사의 법인등기부를 살펴보면, 설립목적은 ‘컴퓨터 및 통신기기를 이용한 정보통신 서비스업, 시스템구축서비스의 판매업, 소프트웨어의 개발 판매 임대업’ 등 여러 가지 목적이 명시돼 있다. 2011년 8월 5일에 설립된 클라세 스튜디오의 사내이사는 이준석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부 4명, 감사는 1명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비대위원은 18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홈페이지 관리만 안 되고 있을 뿐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다. 최근 문제 조판 기술에 대한 특허 신청을 했고 그 기술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학원에 납품도 했다”며 “지난해엔 여론조사 제품도 만들었고 직원들 월급도 주고 있다. 사실 정치를 한다고 보여주기 식 홈페이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사내이사 4명 중 B 씨는 현재 입대를 한 상태다. 다른 이사 C 씨는 퇴사 뒤 다른 회사로 취업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한 뒤 정치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해야 하는 사내이사의 대부분이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사들 중 일부는 퇴사를 했지만 이사 명단에 올려두고 있다. 지분이 있거나 봉급을 받는 이사들이 아니다”며 “왜 자꾸 우리 회사에 대한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다. 이젠 해명하기도 지친다”고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