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뭔가 중요한 자료를 읽고 있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 대표가 읽고 있던 자료는 다름아닌 ‘김재록 의혹과 관련된 현대차 비자금 수사’라는 제목의 A4 두 장짜리 당 내부 문건이었다.
“글로비스 금고에 남아 있던 69억원은 대선자금으로 쓰고 남은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고 “검찰의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2002년 대선 당시 대선자금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문건의 일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문건의 출처 및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언론사의 취재 경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카메라에 잡힌 문건에 대해 이 대표나 핵심 당사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문건 입수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자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
이 대표 측은 문건의 출처가 ‘김재록 게이트 진상조사단’이라고 밝혔지만 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이한구 의원은 기자에게 “전혀 모른다. 진상조사단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또 이 대표에게 문건을 건네받은 안경률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가 잠깐 건네 준 건 사실이지만 내용도 잘 모르고 바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의 공식 문건이 아니라 일부 참모진이 정보보고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파장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언론 공개 직후 바로 파기한 것 아니냐는 추론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10일 일부 내용 공개 이후 지금까지 문건의 출처는 물론 그 행방 또한 묘연해졌고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맞물려 무성한 뒷말만 양산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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