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의원 국회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 깨··· 폐지 43년만에 부활된 필리버스터 국민 관심 증폭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장면 @국회방송 캡쳐
24일 은수미 의원은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섰다”며 오전 2시 30분부터 오후 12시 48분까지 10시간 18분 동안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은수미 의원은 23일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병호 국민의 당 의원에 이어 24일 새벽 필리버스터 세 번째 순서로 토론 발언에 나섰다.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으로 1973년 폐지된지 43년만에 부활했다. 지난 2012년 5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으로 재도입된 필리버스터는 의원 한 사람이 한 차례에 시간과 의사 정족수의 제한 없이 토론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적용된 것은 1964년 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료 의원의 구속동의안 처리에 반대해 5시간 19분간 발언한 이후 52년 만이다. 종전 최장기록은 1969년 8월 29일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을 막기 위해 법사위에서 10시간 15분 동안 연설한 것으로 이번 은수미 의원이 47년만에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이 필리버스터로 맞서자 새누리당은 장외 시위에 들어갔다. 선거구획정 합의로 여야 국회 쟁점법안 해결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안의 수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본회의 통과를 무산시키기 위해 선거구 획정안 처리가 예고된 26일까지 필리버스터를 계속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국민의 당과 정의당 등 야권 역시 필리버스터에 동참하기로 결정해 여야 대치가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 여야가 합의한 법안처리도 불투명하는 등 향후 의사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23일 본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민 안위와 공공의 안녕, 질서가 심각한 위험(국가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원안, 이철우의원 대표발의)’를 직권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안이 필요하지만 새누리당의 법안에는 국가정보원의 무제한 감청, 금융정보수집권, 정보수집 추적권ㆍ조사권 부여 등 독소조항이 너무 많다”며, 새누리당에 수정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은수미 의원의 필러버스터가 끝난 뒤에도 박원석 정의당 의원, 더민주 유승희, 최민희, 강기정, 김경협 의원 등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국회 필리버스터 생방송 시청이 수만명을 넘어섰고 포털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등 국민들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회 밖에서 시민 필리버스터가 국회 필리버스터와 함께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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