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인터넷개인방송 선정성, 저작권 침해 무법지대 왜?

사이트내 자율 제재 ‘눈 가리고 아웅’

[일요신문] 인터넷 방송 사이트가 제공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은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의 심의세칙을 모두 위반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 조치 요구 대상이다. 해당 인터넷 방송 사이트 업체도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기준을 제시하고 제재 대상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선정적인 방송 채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버젓이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가 하면, 무분별하게 저작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한 인터넷 방송 사이트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방송 기준을 보면 ‘방송 중 과도한 신체 노출, 신음소리 등으로 자위행위 등의 성행위를 묘사‧표현, 이외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의 심의세칙 제7조(음란성에 관한 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음란물로 정의되는 경우’ 제재 대상에 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들이 매일 밤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회원 가입 역시 특별한 인증 절차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그대로 이러한 방송에 노출될 수 있다. 

선정적인 방송 외에도 무분별하게 침해하는 저작권 문제도 심각하다. IPTV 등으로 유료 판매되고 있는 최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BJ가 방송을 통해 상영한다. 해당 인터넷 방송 사이트 방송기준 속 저작권 항목에는 “저작권 자료를 공유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영화 <대호>를 상영하는 BJ의 방송,

이처럼 인터넷 사이트들의 ‘방치’가 가능한 것은 제재가 업체 자율기준에 맡겨져 있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모니터링, 민원‧제보 등을 통해 심의하고 시정 요구를 하는데, 대상은 BJ가 아닌 업체다. 시정요구를 받은 업체는 자율적으로 세운 기준으로 BJ의 방송을 제재하는데, 여기서 처벌 수위 역시도 업체의 자율기준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아프리카TV가 선정성, 사행성 조장 행위 등으로 영구정지시킨 BJ를 다양한 명분으로 다시 풀어주면서 ‘유명무실’한 조치라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불법·유해 정보 유통을 근절하고, 어린이·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빈틈’은 많다. 방심위 관계자는 “인터넷 개인 방송이 하루 수천 개씩 만들어지고 인터넷방송사업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실질적으로 전수조사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업체 측에 시정 요구를 하지만, 제재는 업체 측에 맡겨져 있어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의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이 스스로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고 기술적 보완책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며 “방심위 내부에서도 자유로운 인터넷의 특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관련부처에서도 개선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