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신부’에 빠진 ‘황제’ 경기도 뒷전
▲ 지난 96년 쌍둥이를 얻고 기뻐하는 펠레 부부. 로이터/뉴시스 |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2승에 빛나는 아놀드 파머(75). 지난 1월 깜짝 결혼식을 올리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물론 초혼은 아니고 재혼이다. 파머는 미국 하와이주에서 식을 올렸는데 이 결혼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신부와의 나이차. 부인 캐슬린 고스롭이 무려 23세나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머는 지난 1999년 본처였던 위니와 사별한 뒤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고 ‘독신생활’을 고수해왔다. 아무래도 45년간이나 동고동락을 같이한 조강지처를 마음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모양. 그러나 파머는 이날 재혼식을 올리고 난 뒤 주변 하객들에게 “기분 최고다. 스물다섯 살 때로 돌아간 기분이며 내 와이프(고스롭)는 너무 매력적”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등 ‘어린신부’를 맞은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황혼기에 찾아온 신혼생활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일까? 파머는 올시즌 PGA투어에 한 경기도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53년 PGA데뷔 이후 단 한 해도 PGA투어를 거르지 않았던 파머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축구 황제’ 펠레도 많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케이스. 펠레는 54세였던 지난 1994년, 자식뻘 되는 22세 아가씨와 재혼을 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특히 2년 뒤인 96년에는 환갑을 코앞에 둔 나이임에도 쌍둥이를 얻는 데 성공,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펠레의 ‘노익장’에 정작 관심을 둔 건 발기부전치료제 생산 회사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가 지난 2002년 펠레를 ‘비아그라 홍보대사’에 임명했다. 그 어떤 남성이 ‘56세에 쌍둥이를 낳은’ 펠레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을 수 있을까.
▲ 아놀드 파머 | ||
그러나 베켄바워의 불만에 대해 정작 독일 축구팬들은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는 반응. 베켄바워 역시 지난 2000년 여비서와 성관계를 맺어 사내아이를 낳은 사실이 발각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었다. 결국 2002년 본처 시벨레와 이혼한 베켄바워는 얼마 뒤 하이디 부르메스터와 재혼한 뒤 ‘착실하게’ 살고 있다. 베켄바워와 하이디의 나이차이는 무려 21세.
‘아주 어린’ 신부를 맞은 스포츠 스타들 못지않게 연상의 여인을 배우자로 선택한 스타들도 적지 않다. 대표선수는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3). 열 살이나 많은 팝계의 슈퍼스타 셰릴 크로와 결혼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원래 부인이었던 크리스틴도 ‘내조’에서는 타의 추종을 방불케 했던 여인. 암스트롱이 경기를 하는 코스를 따라 다니며 인근 성당에 촛불을 계속 켜두는 이른바 ‘촛불 응원’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암스트롱의 유명세 때문에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2003년 그의 곁을 떠나 버렸다.
그 빈자리를 메워준 인물이 셰릴 크로. 암스트롱이 올해 초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전국 일주 사이클대회) 7연패 도전 여부를 앞두고 심사숙고할 때 셰릴이 용기를 북돋워줘 결국 참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늦어도 내년까지는 식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암스트롱 | ||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지난 99년 8세 연상인 TBS 아나운서 후쿠시마 유미코와 결혼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뒤를 이어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25·세이부 라이온스)가 5세 연상의 아나운서 시바타 도모요와 지난해 12월 시즈오카의 한 사찰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또 한때 선동열과 ‘한·일간 투타 대결’로 양국 야구팬들을 들뜨게 만들었던 강타자 오치아이(현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도 9세 연상의 여인을 부인으로 맞아 일본 매스컴의 집중 취재대상에 올랐었다.
물론 이들도 로베르토 페타지니(34·전 요미우리)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 페타지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역대 최고의 용병’이라는 평을 들은 홈런타자.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로 자리를 옮긴 페타지니의 부인 올가는 올해 나이 59세. 부인이 무려 25세나 많다. 부인보다는 ‘엄마’라고 부르는 게 편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올가는 페타지니의 절친한 친구인 미셸의 어머니다. 미셸 입장에서 보면 친한 친구 때문에 부모가 이혼하더니 엄마가 그 친구에게 아예 시집을 가버린 셈이다.
한편 일본 스모계에는 유명한 ‘연상 커플’ 배출 가문이 있다. 일본 최고의 스모 가문인 ‘하나 가족’이 주인공. 아버지인 미츠르 하나는 두 살 연상의 여성과 결혼했고 장남인 와카노 하나 역시 2세, 차남인 다카노 하나는 6세 연상의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차남 다카노 하나가 미야자와 리에와 약혼한 뒤 3개월 만에 파혼한 바로 그 유명한 요코즈나다.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