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박주영이 ‘물건은 물건’
▲ 박주영 선수. | ||
그러나 FC서울도 할 말이 많았다. FC서울의 한웅수 단장은 “여러 루트를 통해 박 감독이 선수들을 받아줄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이끌고 수원 숙소를 찾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루트 중에는 정치인도 있었고 방송사도 끼어있었다.
수원컵의 중계를 맡았던 A사는 박주영이 출전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박주영의 출전을 기정사실화해 스팟광고까지 만들었다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봉착한 것. 그러나 FC서울과 축구협회간 싸움은 녹록지 않았다. A사에서 아무리 축구협회와 FC서울의 중재를 부탁하며 박주영의 대표팀 소집을 요구해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FC서울도 작정을 하고 축구협회와 맞붙었기 때문에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은 처음부터 어려웠다.
A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내부 인사 이동 문제로 이 사안에 대해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서 “결과적으로 FC서울이 선수들을 이끌고 수원까지 가게 만든 원인 제공만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주영을 잡기 위해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던 방송사의 내부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 FC서울의 속내도 시커멓게 탔을 것이다. 역시 박주영이 ‘물건’은 물건인 모양이다.
변형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