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밤 11시 48분께, 이정렬 전 부장판사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못 잊을겁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길…”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갑작스레 올라온 의문의 글을 확인한 지인들은 “무슨 일이냐” “연락이 닿지 않는다” 등 걱정과 우려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일부는 경찰에 신고하고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소동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이 전 판사의 한 지인은 지난 25일 오전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최근 이 전 판사의 변호사 등록이 또 좌절되면서 흔들린 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안부를 묻고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요신문>도 이날 오전 이 전 판사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현재 이 전 판사가 사무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법무법인 동안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해당 로펌 관계자는 “이 전 판사는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업무가 있을 때만 출근한다”고 전했다. 이후 로펌에 재차 확인했지만 앞서의 관계자는 “전화를 걸어 봤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동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이 전 판사의 트위터에 글이 게시된 것. 이 전 판사는 “어리석은 자의 잡설 때문에 감사 인사를 받으셔야 할 분들께 도리어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깊이 사죄드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트위터에 올라 온 글을 확인하고야 지인들은 “밤새 가슴이 철렁했다” “별 일 없으면 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앞서 이 전 판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 등록 거부로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게 되자 변협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 17일 본안 판단 없이 청구를 각하했다.
이 전 판사는 지난 2013년 6월 퇴직한 후 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으나 “공무원 재직 중 직무상 징계를 받아 변호사 등록이 부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거부당했다.
이에 이 전 판사는 법무부 장관에게 등록거부 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5월 소송을 냈었다.
한편 이 전 판사는 2007년 1월 원고패소로 판결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낸 교수지위확인 청구소송의 항소심의 주심 판사를 맡았다. 이후 이 사건이 영화 <부러진 화살>로 일반인에 알려지면서 사법부 판결을 두고 논란이 일자, 2012년 1월 당시 재판부의 합의 과정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공개했다. 그 결과 법원조직법에 따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이유로 정직 6개월에 처해졌다.
또한 창원지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인 2011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풍자물을 올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