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마다 ‘우리’ 깃발 펄럭
▲ 정치인만 와글 올 3월3일 열린 김정길 대한체육회 회장의 취임식. 왼쪽에서 일곱 번째가 김 회장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잠잠했던 체육계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낙하산’ 인사 근절을 외쳤던 노무현 정권이었지만 요즘 들어서 단체의 수장은 물론 실무진까지 여권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모양새 때문. 당연히 이에 따른 체육계 관계자들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체육계 ‘낙하산’ 인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상무이사에 대한 외부인사 영입설이다. 현재 공단 측에서는 상무이사 임명과 관련하여 공모제를 실시,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부인사 1명과 외부인사 1명을 결정, 문화관광부에 제청중이다. 하지만 외부인사 유력설이 나돌면서 노조측은 공모제와 관련, 긴급성명서를 내고 “외부인사 임명 시에는 공모제를 빙자한 낙하산 인사로 간주하고 출근 저지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엄중 경고한 상태다.
노조측은 상무이사의 공모제는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려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공단의 이사장과 상임감사, 공단 산하의 본부 사장이 대부분 외부인사로 채워진 상태에서 상징성이 큰 상무이사마저 외부인사로 채워질 경우 문제 발생의 요지가 많다는 것.
이에 대해 공단측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외부인사 영입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특히 ‘낙하산’ 인사라는 용어 자체에 강한 불만감을 표출했는데 그동안의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공단의 이미지가 나빠진 상태에서 이를 개혁하기 위한 임원 공모제를 폄하시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모제의 경우 악·남용될 경우 문제 발생 소지는 다분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체육단체 중 임원 공모제를 실시하는 곳은 체육진흥공단을 비롯해 한국마사회,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 중 소위 ‘노른자위’라 불리는 곳이다. 특히 한국마사회와 체육진흥공단의 경우 연 매출이 각각 5조, 3조가 넘는 거대 공기업으로 수장의 연봉만 1억2천만원이 넘는다. 따라서 유력인사들이 가장 탐내는 자리가 되었고 임원 선임에 있어 ‘낙하산’ 논란에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임원 공모제를 통한 인사 개혁이 시급한 곳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실시하고 있는 공모제의 경우 말만 공모제이지 결과적으로 여권 인사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낙하산’ 논란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 특히 공모제를 통해 선임된 단체장이 자신에게 부여된 임명권으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사를 이사, 상임감사 등으로 추천, 임명하는 사례가 많아 이 역시도 개선이 필요하다.
▲ 김정길 회장(왼쪽), 김재철 사무총장 | ||
대한체육회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한체육회도 지난 2월 사상 첫 공모제를 통해 김정길 당시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을 회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우 비전문인으로 총선에서 낙선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욱이 한국 체육의 실무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김정길 회장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재임 당시 의정국장을 맡아 인연을 맺었던 김재철씨를 임명해 ‘낙하산’ 인사에 대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회장의 경우 학계, 노동계 등 외부인사 5명과 내부 비상임이사 4명의 심사를 거쳐 회장 선임을 하고 있다”며 “회장 공모제의 경우 최대한 공정선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임원 추천의 경우 회장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현 공모제가 개선점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낙하산 인사로 거론된 인물들
소속 | 직위 | 이름 | 비고 |
대한체육회 | 회장 | 김정길 |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
대한체육회 | 사무총장 | 김재철 | 행정자치부 의정국장 |
국민체육진흥공단 | 이사장 | 박재호 |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청와대 정무2비서관 역임 |
국민체육진흥공단 | 상임감사 | 김영득 | 열린우리당 체육분과위원,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의 조직 보좌역 |
국민체육진흥공단 올림픽파크텔 | 사장 | 손동호 | 노무현 대통령인수위 자문위원 |
대한배구협회 | 회장 | 장영달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대한배구협회 | 수석부회장 | 조일현 | 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대한배구협회 | 부회장 | 박영선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대한농구협회 | 회장 | 이종걸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대한핸드볼협회 | 회장 | 김한길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 회장 | 김덕배 | 국회의장 비서실장 |
한국마사회 | 회장 | 이우재 |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
한국마사회 | 부회장 | 이봉수 | 노무현 대통령후보 농업정책특보 역임 |
한국마사회 | 이사 | 김도훈 | 민주당 창원을지구당 위원장 |
한국마사회 | 이사 | 이종우 | 열린우리당 서귀포·남제주지구당 상무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