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그린서 라운딩…‘죽기 전에 마셔야할’ 커피도 한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인 리아빈탄은 바다와 열대림 사이에 조성되어 있다(위). 아래는 빈탄 라군 리조트 바닷가 카페.
리아우 제도에 있는 빈탄(Bintan) 섬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최고 좋은 골프장 ‘리아빈탄’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3대 골프장으로 꼽히고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곳입니다. 게리 플레이어가 디자인하고 1999년 오픈했습니다. 짙푸른 바다와 열대림 사이로 숨바꼭질 하듯 조성된 그린입니다.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며 홀마다 흥미로운 도전이 계속됩니다. 빈탄 라군 리조트는 규모가 가장 큰 휴양리조트로 객실이 400개가 넘고 빌라 50개, 36홀 골프장을 보유하여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빈탄섬은 1997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두 나라가 공동으로 합의하여 개발한 휴양지입니다. 싱가포르가 최고의 휴양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 투자하고 있습니다. 빈탄은 싱가포르 타나메라 페리 터미널에서 약 50분 거리에 있습니다. 평일에는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5번 페리가 다닙니다. 빈탄은 바탐보다는 조금 큰 섬입니다. 휴양지로만 개발되어서 오롯이 편히 쉬기에는 안성마춤입니다. 리조트 안에서 수영, 해양스포츠, 스파, 골프, 요리를 다 해결하게끔 조성되어 있습니다.
인터네이셔널 페리 터미널 부근의 여행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아리(왼쪽). 한국말이 능숙해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왼쪽은 인도네시아산 커피.
마르코 폴로가 상륙한 수마트라(Sumatra) 섬은 한반도 2배 정도의 면적에 약 5000만 명이 삽니다. 이 섬은 또바(Toba) 호수와 커피로 유명합니다. 또바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산호수입니다. 화산폭발 후 분화구에 생긴 호수로 길이가 87km에 이릅니다. 호수 안에 사모시르(Samosir) 섬이 형성되었는데 이 섬의 면적은 싱가포르의 크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아름답기에 사진작가들이 많이 오는 곳입니다. 수마트라에는 바탁족들이 많이 삽니다. 가톨릭이 그들의 주요 종교입니다. 당시 마르코 폴로는 ‘이곳 사람들은 짐승처럼 살며 식인 풍습이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또다른 기록에도 적군이나 범죄자의 인육을 먹는 잔혹한 의식이 있다고 합니다. 역사학자들은 이 이야기는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어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수마트라에는 값비싼 루왁커피(Kopi Luwak)가 유명합니다. 한국의 한 유명호텔에서 루왁커피 한잔에 5만 원을 받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 영화에서 주인공이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음료’라고 고백하면서 더 유명해졌지요. 지금은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는 커피이기도 합니다. 야생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향이 뛰어나고 신맛을 내고 부드러워 다시 생각나게 하는 커피입니다. 이 섬에는 아체(Ache) 지방의 가요(Gayo) 커피도 인기가 있습니다. 1800고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아라비카 커피로 향도 좋습니다.
네덜란드 식민시절부터 커피는 동인도회사의 큰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실 루왁커피는 가난한 농민들이 맛보던 유일한 커피였습니다. 당시 총독은 수마트라 농부들이 커피열매를 수확하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커피를 먹고싶던 농부들은 사향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도 소화되지 않아 커피콩을 배설한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수집해 만들어진 커피가 18세기 유럽에 알려지면서 식민지 시대에도 루왁커피는 가장 귀한 커피가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부들의 커피가 귀족들이 먹는 커피가 된 사연입니다.
1만 8000여 개의 섬나라 인도네시아. 그 여행길에서 미얀마로 돌아왔습니다. 그 나라서 선물로 받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 옛날 아시아를 25년간 여행한 마르코 폴로를 생각합니다. 그가 수마트라에서 여행을 멈추고 고향 베네치아로 가는 배 안. 그가 가족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실었을지가 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