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최’ 호출해 분위기는 띄웠지만…
▲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 | ||
축구협회가 9월30일 발표한 아드보카트호 1기에서 가장 눈여겨볼 선수는 최진철이다. 한국 나이로 35세의 최진철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던 2002 월드컵의 백전노장. 최진철은 지난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뒤 “이제 후배들에게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소속팀에 전념하겠다”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호에 합류한 홍명보 신임코치가 최진철을 강력하게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 월드컵 당시 홍명보는 수비의 중심이면서 팀의 정신적 리더였다. 최진철이 홍명보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 같지만 과묵한 최진철의 무게감은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철을 제외한 조용형 김한윤 김영철 유경렬 김진규 등 수비수들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참 선수의 존재는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최진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찰거머리 수비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핌 베어벡 코치는 “최진철의 경험과 홍 코치의 지도력에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로 인한 체력문제가 얘기되지만 홍 코치가 2002년 월드컵 때 34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진철의 나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코칭스태프 구성의 가장 큰 특징은 홍명보 코치다. 홍 코치는 본프레레 감독 밑에서도 일했던 정기동 골키퍼 코치와 함께 아드보카트호의 단 둘밖에 없는 한국인 코치다. 홍 코치의 합류에는 핌 베어벡 수석코치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홍 코치의 카리스마를 누구보다 잘 아는 핌 베어벡 코치는 선수파악과 장악력을 홍 코치에게 기대하고 있다. 사실 홍 코치의 대표팀 코칭스태프 합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미국에서 공부를 계속하겠다던 홍 코치는 본프레레호가 꼴찌를 한 동아시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급거 귀국, 일주일 뒤인 지난 8월22일 2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했다. 축구협회가 일찌감치 홍 코치를 점찍어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행동이었다.
▲ 최진철(왼쪽), 홍명보 | ||
선수와 코칭스태프 못지않게 대표팀에서 중요한 한 축은 축구협회의 지원단이다. 본프레레 감독 밑에서 일했던 지원단은 거의 대부분 아드보카트 감독 밑에서도 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언론담당관이다. 쿠엘류와 본프레레 감독 밑에서 일했던 언론담당관을 교체할 것이란 말이 무성하다. 축구협회 고위관계자가 그의 교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배경도 들린다. 2002 월드컵 당시 외교부에서 파견나왔던 미디어담당관과 비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언론 담당관 교체에는 최근 감독 인선과정과 국정감사에서 언론으로부터의 집중공격을 잘 막아내지 못했다는 질책성 성격도 짙어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언론과의 통로는 공식인터뷰 외는 절대 불가방침을 밝히고 있다. 4일 아드보카트감독은 비공식 인터뷰에서 확정되지 않은 11월 스웨덴과의 평가전 스케줄을 얘기 듣고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감독과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소리없이 도와줘야하는 지원단의 역할도 월드컵 4강 신화의 재현을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