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골문’만 두드리니…
대표팀 출신으로 호남형의 프로축구선수 A(특정이름의 이니셜이 아님)가 혼인빙자간음으로 경찰에 피소된 사실은 축구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평소 두집 살림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깔끔한 이미지로 A를 기억하는 팬들의 놀라움은 상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A는 1997년 여자를 만났고 올 초에는 딸까지 출산한 상황이란 것이다. A의 소속구단은 쉬쉬하며 혼빙 사실이 더 이상 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A의 소속구단 관계자는 “놀랐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선수와 구단 모두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나이로 최근 기량이 예전만 못해진 A가 이번 일로 인해 더욱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A의 오랜 동료는 “그동안 빨리 여자문제를 해결하라고 얘기했는데 맺고 끊는 점이 약해 결국 큰일을 치르게 됐다”고 걱정했다.
2002월드컵 뒤 해외에 진출한 B의 경우도 가정의 안정이 선수기량과 연관된다는 점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처음부터 B와 아내 사이가 냉랭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해외에 나가서도 서로 각방을 쓸 정도로 정상적인 부부사이가 아니었다. 결국 B는 국내로 복귀했고 이혼 수속을 밟아 올 4월 합의이혼했다.
▲ 설기현은 부인 윤미씨와 결혼한 후 안정된 가정을 기반으로 잉글랜드에서 프리미어리그 행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
여자문제로 시끄럽기는 미혼의 C도 마찬가지다. C는 잘생긴 외모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대표적인 스타선수였다. 하지만 C는 여자관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C는 여자와 사귀면서 매끄럽지 못한 뒤처리로 항상 구설수에 올랐다. 묘령의 여인은 C의 아이를 유산했다고 주장하며 언론사에 전화를 거는 등 C를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C는 최근 여자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 이전의 기량을 회복중이다.
반면 가정의 안정으로 기량이 한 단계 더 발전한 선수로는 설기현이 대표적이다. 설기현은 2002월드컵 당시 현재의 아내 윤미씨와 벨기에에서 동거를 했다. 한국적인 정서로 구설에 오를 수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차분한 성격에 큰소리 한번 나지 않을 만큼 애정이 돈독했다. 설기현은 아내와 결혼식을 올리고 잉글랜드로 옮겨 프리미어리그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딸까지 출산해 1남1녀의 아버지가 돼 축구를 하는데 더욱 큰 동기유발이 된 상황이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이천수는 미스코리아 출신 애인 김지유씨를 만난 뒤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주위에 자랑이 대단하다. 빅리그 적응 실패로 힘들었던 이천수는 김씨를 만나면서 자신감이 되살아났고 한층 더 예리해진 프리킥을 전면에 내세우며 K리그를 질주하고 있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