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도 히딩크 따라갔다면…”
▲ 송종국 | ||
가끔 기자들에게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면서 축구협회에 파견 나온 외교관과 기자의 사이를 넘어서 축구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한 기억이 새롭다. 2002월드컵이 끝나고 외교부로 복귀하면서 허씨는 독일월드컵에서 다시 만나자고 기자들에게 이별사를 대신했다.
3년여 동안 외교통상부 재외국민이주과장을 맡고 있던 허씨가 최근 외교부 인사에서 기자들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2006년 독일로 향한다. 내년 2월 베를린에 있는 주독일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부임하게 된 것.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땅을 찾는 한국민들을 위한 안전과 지원을 책임지고 대표팀을 물심양면 돕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허 과장은 “이제 한국축구는 5-0으로 완패하던 이전의 팀이 아니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 두 명의 선수를 배출한 축구강국”이라고 평가했다. 2002월드컵의 뒷얘기를 잘 알고 있는 허 과장은 가장 안타까운 선수로 송종국을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은 송종국 박지성 이영표 등 세 명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잘못을 지적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허 과장은 “3명은 히딩크 감독이 처음부터 오케이했던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이동국 안정환 등 개성있는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혹독하게 대했던 점과 상반된다고 한다.
2002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히딩크 감독은 원래 3명을 모두 데려가려 했으나 송종국이 페예노르트에 먼저 입단하는 바람에 박지성 이영표만 에인트호벤에 입단시켰다는 뒷얘기를 전했다. 허 과장은 하루 빨리 송종국이 이전의 기량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이 첫 골을 넣었던 지난 21일에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는 열혈 축구팬인 허 과장. 박지성이 윙포워드보다는 플레이메이커로 뛰는 게 한국대표팀을 위해서는 더 효율적이라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또 3백에 의존하는 수비라인을 4백으로 전환시켜 다양한 공격전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도 폈다.
허 과장은 외교부 홈페이지(www.mofat.go.kr)의 e-세상에서 ‘허진의 시저스킥’이란 축구칼럼을 연재중일 정도로 외교부에서도 축구광으로 유명하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