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0명 가까이 됐지만 몇몇 ‘회색지대’로 빠지며 세 작아져
유승민 의원. 일요신문DB
현재 류성걸 의원은 대구시당위원장이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류 의원을 유승민계로 넣는 것은 중앙 언론이 디테일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류 의원은 왜 본인이 친유계로 분류되는 것에 항변하지 않을까. 한 정가 인사는 “친유계가 모두 몰살당한 마당에서 동정 여론이 일면 본인도 이익을 볼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대구의 지역구는 모두 12개다. 이 중 19대 총선에서 7명의 초선 의원이 들어왔다. 유 의원의 ‘신보수 선언’을 지지했던 초선 6명은 모두 친유계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국회법 파동 속에서 쪼개진다.
유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기여가 컸던 것으로 알려진 홍지만 의원은 파동 당시 국내에 없었다. 경찰 출신인 윤재옥 의원도 마찬가지다. 전국이 떠들썩했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둘은 국내로 급거 귀국 하지 않는 방법으로 친유계와 거리를 뒀다는 분석이 많았다. 위기의 순간에 자기 사람인지 아닌지 갈린다는 이야기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도저도 아닌 홍지만 의원은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컷오프 됐고, 경찰 출신으로 ‘정보전’에 강한 윤 의원은 같은 경찰 출신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경선에 들어갔다. 또 유 의원의 철학을 지지했던 친유계의 이종진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진박 예비후보(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의 길을 터줬다. 이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의원 시절 지역구인 달성군의원이어서 피치 못할 이유가 컸다는 후문이다.
한때 20명 가까이였던 친유승민계는 ‘회색지대’로 옮긴 몇이 빠지면서 작아졌다. 하지만 작아질수록 단단해졌다는 것이 친유계 내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는 세력화다. 그리고 낙천한 친유계의 향후 행보가 장밋빛이 되기 위해선 유 의원이 살아 돌아와야 한다는 임무를 완수해야 할 판이다.
친유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유 의원 입장에선 모두가 죽었는데 혼자 살아서 뭐하느냐며 의리를 지키자는 쪽과, 나라도 어떻게든 살아서 동료들의 후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원내대표 사퇴 당시 한번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가장 후회가 없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