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숲모기
[일요신문] 국내 지카바이러스 첫 환자를 의료기관의 신고로 정부가 알게됐다.
22일 오전 11시 20분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내 첫 지카바이러스 환자의 상태를 알렸다.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에서 “A씨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임상적으로는 회복단계에 진입했다”며 “해당 환자 퇴원은 검체 자료 확보되고 의학적으로 입원이 무의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퇴원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A씨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첫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인 A씨(43)는 지난달 17부터 이달 11일까지 브라질에 출장을 다녀왔다. 그는 16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였고 유전자 검사(PCR)에서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발열증상이 나타난 후인 18일 전남 광양 소재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찰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인 19일 근육통과 발진 증상이 나타나자 21일 다시 의료기관을 찾았다.
의료기관은 A씨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광양시 보건소에 신고했고 의료기관의 신고로 전남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유전자검사를 실시했다. 결국 A씨가 지카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이를 공개했다.
정부는 지카바이러스 의심환자 기준을 지카 바이러스 발병국을 다녀온 뒤 2주 이내에 37.5도 이상의 발열이나 발진과 함께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의 증상이 하나 이상 동반된 경우로 삼고 있다.
A씨가 지카바이러스 위험국인 브라질을 다녀왔음에도 일반 의료기관이 이 사실을 신고해 뒤늦게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검사가 치뤄진 것이다.
지카바이러스는 근육통과 발열 뿐 아니라 임산부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등의 후유증이 있어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경로 또한 숲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신체접촉으로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지만 일부 수혈이나 성관계 등을 통해서도 감염된 사례가 있어 아직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진 질병은 아니다.
이에 정부가 단순히 ‘접수’뿐 아니라 감염국에 다녀온 여행객들에 대해 2주간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29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4군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사례를 접수해왔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