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이 선물한 로고송 너무 강하던데요”
▲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생긴 <아이 러브 스포츠>의 진행자 이은하 씨.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도 멋진 방송을 다짐하며 ‘파이팅’.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지난 1년 동안 주말방송으로 밀려났던 <이은하의 아이 러브 스포츠>(MBC 표준 FM 95.9HZ)가 부활했다. 4월 24일 MBC 봄 개편과 함께 매일 방송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 2002년 4월 첫 방송 이후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이 프로그램은 방송가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30분짜리 미니 방송으로선 엄청난 청취율을 자랑했다. 98년부터 스포츠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그는 운동 선수들과의 친분을 프로그램 참여로 연결했다.
지난 21일 개편 방송 준비에 한창인 진행자 이은하 씨를 MBC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프로그램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생겼거든요. 그런데 다시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부활하는 걸 보니 <아이 러브 스포츠>와 월드컵과 인연이 있긴 있나 봐요.”
이은하 씨는 1993년부터 리포터로 활동을 했고 95년에 라디오 공채 리포터로 MBC에 입사했다. 날씨, 교통정보, 문화정보 등 여러 분야를 거쳐 98년부터 스포츠 전문 리포터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아이 러브 스포츠>의 강점이라면 스포츠 스타들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멘트다. 이 아이디어는 순전히 이 씨의 작품이다.
“동시간대에 진행되는 타 방송에선 중간에 성우가 그런 멘트를 하더라구요. 우연히 모니터를 하다가 저런 멘트는 성우보다 선수가 하면 어떨까 싶었죠.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에 시도를 하게 됐구요. 처음엔 걱정도 많았어요. 프로 선수들이 방송 홍보를 위해 멘트를 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 이상훈 |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지금은 은퇴한 이상훈 투수예요. 일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날 공항에 나갔거든요. 기자들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 미리 준비한 종이를 들이밀면서 멘트 좀 해달라고 마이크를 내밀었죠. 평소 이상훈 선수의 성격이 어떠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해줄까’ 싶었는데 선선히 응해 주는 거예요. 은퇴 후 가수로 데뷔했을 때는 저희 프로그램 로고송까지 만들어줬어요. 그런데 음악이 너무 강해서 오래 쓰진 못했죠.”
이 씨는 얼마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의 방송 인터뷰에 대한 심층적 이해’라는 석사 학위 논문을 냈다. 평소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몇 가지 안타까움을 느꼈고 팬들과 선수들 간의 통로가 미디어인데 그 매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자신의 할 일을 찾다가 결국 학위 논문 주제로 잡은 것이다.
“선수들에게 인터뷰하는 요령과 매너를 가르치고 싶었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이 오픈 인터뷰를 실시하면서 제가 해야 할 ‘숙제’가 해결됐어요. 처음엔 선수들도 집단 인터뷰 방식에 당황한 듯했지만 금세 적응을 하더라구요. 요즘 선수들 인터뷰하는 걸 보면 많이 세련된 것 같아요.”
동안의 외모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30대 중반의 나이. 아직 미혼인 이 씨에게 결혼 얘기를 꺼냈더니 요령있게 마무리한다.
“스포츠만 10년 넘게 해오다 보니까 그 안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 곧 좋은 열매를 맺어야죠. 운동선수냐구요? 아니에요. 스포츠와 관련 있는 분입니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