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다른 학생들이 4년 동안 하는 공부를 2년 만에 따라갈려니 처음에는 좀 버거웠어요.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늦게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것 같아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공대 출신의 디자인학도가 ‘제1회 대한민국 보트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영남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서승희(26) 씨. 서 씨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6 부산국제보트쇼’ 기간 중 개최된 보트디자인 공모전에서 1위에 올라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받았다.
서 씨의 대상 수상작은 ‘이즈 랜드(Is Land)’. 모듈형 보트를 디자인해 한 개 이상의 보트가 모여 휴양지인 섬(Island)을 형상화한 콘셉트다.
서 씨는 “모듈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보트를 다방향의 대칭 형태로 디자인해 실용성을 높이고 자연미와 함께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미해 현대적이면서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대부분의 디자인이 보트 자체의 디자인에 중점을 둔 반면, 제 작품은 보트 디자인과 함께 각각의 보트를 연결해 또 다른 콘셉트인 ‘섬’으로 이어질 수 있게 발상을 전환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서 씨의 이런 남다른 창의성은 공학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이 큰 도움이 됐다. 원래 서 씨는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공대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가져온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하게 전공을 바꿔 2012년 영남대로 편입학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서 씨의 노력은 전공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서 씨는 자신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독일 유학을 준비했다. 3학년을 마치고 휴학한 서 씨는 2014년 독일 현지에서 어학연수과정을 밟으며 차근차근 독일 유학 준비를 했다. 그 결과 2015년 자동차 디자인 분야 명문 대학인 브라운슈바이크대학(Braunschweig University) 자동차디자인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그해 10월 입학을 앞둔 서 씨는 갑작스러운 개인사정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 채 귀국했다.
“독일에서 공부하지 못하고 돌아온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은 영남대에 복학해 제가 좋아하는 작업도 하고 졸업 작품도 준비하는 등 바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서 씨. “1년 남은 학부생활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산업현장에서 실무를 배우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거예요. 언젠가는 제가 디자인한 자동차를 거리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부산시, (사)한국해양레저네트워크, (사)한국해양디자인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공모전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해양 레저 산업을 알리고 해양 디자인의 중요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을 위한 육성 산업 중 하나인 해양 산업 디자인 분야 공모전이어서 산업디자인 전공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회 출품작은 3D 영상 등을 통해 ‘2016 부산국제보트쇼’ 기간 동안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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