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특파원 “부끄럽지만 개인으로 가입하려면 부담 크다, 기사에는 영향 없다”
재미언론인 안치용 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오브코리아>를 통해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유엔대표부)가 지난해와 올해 미국보험회사와 직원들의 직장의료보험 가입 계약을 하면서 두 기관 소속이 아닌 일부 한국 언론사의 뉴욕특파원을 직원으로 위장, 의료보험에 가입시켰다고 밝혔다.
안 씨가 입수한 유엔대표부가 보관한 보험가입자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말까지 유엔대표부와 뉴욕총영사관의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는 모두 145명이었다. 이 가운데 유엔대표부 직원이 82명, 뉴욕총영사관직원이 63명이다.
안 씨에 따르면 82명으로 집계된 유엔대표부 직원들 중에 국내 8개 언론사의 뉴욕특파원 12명이 포함돼 있었다. 안 씨는 보험가입자 리스트에 기재된 영문이름과 주소지, 우편번호를 대조한 결과 명단의 인물과 특파원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 블로그
안 씨에 따르면 유엔대표부는 보험료를 정부 예산을 일괄납부하고 특파원들에게 별도로 이를 걷어 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미국 의료보험법에 따르면 직장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속된 직장을 증명하기 위한 월급명부와 원천소득신고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치외법권을 가진 유엔대표부의 경우 세금납부가 면제되기 때문에 원천소득신고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
유엔대표부의 경우에는 직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특파원들을 직원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특파원은 “유엔대표부가 일부 특파원에게 유엔대표부 직장의료보험에 가입할 지를 물어본다”며 “4인가족 월 보험료가 1200달러 수준이라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유엔대표부는 “직장의료보험에 뉴욕특파원 13명이 포함돼 있다”며 “사실상 대표부 차원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난 27일 밝힌바 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