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즐겨 마신 어주로 200년 전통 이어온 약주
해남 진양주
[무안=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4월의 남도 전통술에 해남 진양주(대표 최옥림)가 선정됐다.
‘진양주’는 약 200년 전 조선 헌종 때 궁중에서 어주(御酒)를 빚던 궁녀 최 씨가 궁을 나간 뒤, 사관 벼슬을 살다 영암으로 낙향한 광산김씨 소실로 들어가 김 씨의 손녀에게 술 담그는 비법을 가르쳐준 데서 비롯됐다.
김 씨의 손녀는 이후 해남 계곡면 덕정리로 출가해 지금의 진양주 대를 이어오고 있다.
찹쌀과 누룩을 재료로 20일간 정성스레 발효시켜 맛과 향이 달콤하면서 부드러우며 뒷맛이 깔끔해 저도수를 선호하는 젊은 층에게 잘 어울리는 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때 별도의 첨가물 없이 찹쌀과 누룩만으로 빚는데도 단맛이 나 꿀을 넣은 것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해남 진양주를 빚는 최씨는 지난 1994년 전통주 분야에서는 최초로 전남도 무형문화재(제25호)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전통주의 원형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약주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만찬주로 사용돼 세계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옥림 해남진양주 대표는 “집안에서 내려오는 가양주의 비법을 유지해오다 진양주 맛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주류제조면허를 받아 본격적으로 술을 만들어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6대를 지켜온 전통술인 만큼 정직하고 소박한 농부의 마음으로 술을 빚는 등 전통술 보존․계승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춘봉 전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우리 전통술 제조업체도 일본 사케, 프랑스 와인처럼 100년 이상 운영하는 장인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제조시설 현대화와 판로 확대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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