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인사 “계파 안배고 뭐고 오로지 레임덕 차단에 힘 쏟아부을 것”
최경환 의원(왼쪽)과 김무성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한 친박계 인사는 “친박 후보 진박 후보 하며 그렇게 자파 후보를 공천하려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똘똘 뭉쳐 친박계를 전폭적으로 도울 사람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라며 “19대 때 친박계가 번번이 깨졌다. 그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 의원 주변부도 당 대표설에 대해 애써 부인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언론에 애드벌룬을 띄워 여론을 살피는 눈치라는 얘기도 들린다.
앞서의 인사는 “우리는 계파 안배고 뭐고 이제 없다. 오로지 레임덕 차단에 힘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전 부총리는 TK(대구·경북)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 눈엣가시 같았던 유승민 의원은 무소속 신분이 됐고, 같은 선수였지만 ‘형님들’이었던 김태환 서상기 의원은 컷오프됐다. 김 의원은 무소속 출마 상태다. 최 의원이 4선이 되면 TK에선 가장 큰형이 되는 셈이다.
친박계에선 차기 원내대표 주자군이 많다는 이야기도 한다. 4선이 되는 유기준 의원은 친한 정치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나, 동료에게 그런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고도 한다. 정가 안팎에서는 TK 당대표론과 PK 원내대표론을 통해 영남권에서 ‘우리가 남이가’ 바람이 불어야지만 차기 대선에 유리하다고 해석하고 있는데 유 의원이 그런 부분을 파고들어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으로 낙천하고 무소속 출마한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살아 돌아온다면 원내대표로 적합하지 않느냐는 ‘썰’을 풀기도 한다. 이는 유 의원보다 최경환 의원과 화합적 결합이 잘 될 것이란 분석이 배경이다. 친박계는 아니지만 4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의원도 사석에서 원내대표 이야기를 한단다. 나 의원은 지난해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게 당선됐을 때 의총 밖 복도에서 김무성 대표에게 “(유승민 의원이) 결국 해내네요”라고 했고 김 대표는 “원래 네 자리인데, 니는 마 다음에 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정치는 생물.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계 내에서 행동대장 혹은 저격수를 자처하는 조원진 의원이 3선이 되면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이라 입을 모은다. 그러나 TK 당대표-원내대표 조합으로 ‘경북당’ 만들 일이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조 의원의 저돌성이나 돌파력을 볼 때 그런 거에 신경 쓸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총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여권에선 이렇듯 김칫국부터 마시는 정치인들이 많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