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 논란은 진짜 오해다”
▲ 연합뉴스 | ||
―백차승과는 언제부터 알게 됐나.
▲차승이와는 경남 지역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벌로 경쟁을 벌여 너무나 잘 아는 사이다.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돼 함께 생활했고 문제가 됐던 대만과의 준결승전 때 차승이가 자진 강판한 후 바통을 이어 받아 마운드에 나간 사람이 바로 나였다.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달라.
▲선발로 나간 차승이가 계속해서 팔이 아프다고 말했다. 나중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공을 던질 수 없다며 감독님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내가 중간계투로 나가게 됐다. 다음날 차승이가 (우)용민이 스트레칭하는 걸 도와준다며 그라운드로 나갔는데 그때 무슨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더욱이 당시엔 차승이가 시애틀에 입단한다는 소문이 파다해서 코칭스태프와 대표팀 관계자들은 팔을 아끼려고 일부러 공을 안 던졌다고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차승이는 팔꿈치 통증으로 어깨 운동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고 귀국 후에도 공을 거의 던지지 못했다.
―백차승의 국적 변경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같은 야구 선수로서 어떻게 보나 이 문제를.
▲난 충분히 이해한다. 날 포함해서 미국에 진출한 다른 선수와는 달리 차승이는 너무나 힘들게 비자를 받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나오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비자 없이 미국에서 생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고 그런 갈등 끝에 선택했다고 본다. 물론 차승이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단지 병역 면제를 받으려고 국적을 변경했다면 여기서 떳떳하게 운동하기 어렵다. 차승이의 꿈을 위해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고 비난보다는 격려를 보내줬으면 좋겠다.
―본인도 병역의 의무를 마쳐야 하는 입장인데.
▲대표팀에서 뛸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각오는 하고 있다. 솔직히 군대를 떠올리면 야구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군 제대 이후의 내 야구 인생이 어떻게 변모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차승이의 선택을 존중한다. 일부러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믿는다. 차승이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길만이 국적을 변경한 데 대한 죄스러움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