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외모에 골프 실력도 국내 최정상급으로 골프팬과 스폰서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얼짱’ 최나연의 가족이 바로 이런 경우다.
사람 좋기로 유명한 부친 최병호 씨는 66년 1월생. 65년생들과 학교를 함께 다녀 84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탁구 선수였던 어머니 송정미 씨가 66년생이다. 둘 다 올해 만 40세로 만 19세의 최나연을 딸로 뒀으니 정말이지 젊은 아빠 엄마다.
더 놀라운 것은 최나연보다 두 살 많은 오빠(창환)가 있다는 사실. 85년 결혼을 해 아들을 낳고, 2년 뒤 최나연을 낳은 것이다.
부모가 젊어도 심하게(?) 젊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아직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A 선수는 최병호 씨와 동갑이다. 보통 국내 투어 선수들은 동료 부모에 대해 ‘누구누구 아버지(어머니)’라고 부른다. 연배가 많은 분들에게는 ‘님’자를 꼭 붙인다. 하지만 최 씨가 워낙 젊다보니 A 선수는 “나연이 아빠”라고 부른다.
딸에게 골프를 직접 가르쳐 오늘날의 최나연을 만든 최 씨는 국내 중견 남자 프로들보다 나이가 적다. 작은 체구지만 골프 실력이 대단해 종종 “직접 프로에 도전해 보는 게 어때?”라는 농 섞인 제의를 받기도 한다.
딸의 캐디를 보는 골프 대디가 많다. 그러나 아버지가 나이가 들고 체력이 떨어지면 전문 캐디로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병호 씨는 너무 젊다. 아직도 캐디를 하고 있는데 젊다 보니 앞으로도 10년은 너끈히 백을 짊어질 수 있다.
‘얼짱’의 어머니 송 씨도 미모가 뛰어나다. 워낙 젊어 보여 아가씨로 오인받기도 한다. 잘 모르는 사람은 ‘나연이 큰 언니’나 ‘이모’로 여기곤 한다. 지난해 최나연이 루키 때는 선수도 최연소였지만 부모는 KLPGA 사상 최연소였다.
최나연의 젊은 골프 가족은 재미있다. 알콩달콩 입씨름을 하는 것을 보면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라 무슨 동아리 분위기 같다. 또 부모가 젊다 보니 ‘요즘 애들’인 최나연에 대해 이해심이 깊다. 강압적으로 운동을 시키지 않고 비교적 많이 ‘풀어주는’ 편이다.
최나연이 스스로를 진단하면서 “장점과 단점이 모두 될 수 있겠지만 나는 긴장을 별로 안한다는 것이다. 경기 중 때로는 적당한 긴장도 필요한데 말이다”라고 말한 것도 젊은 가풍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나연은 2006년 마음고생을 많이했다. 빼어난 실력으로 곧잘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번번이 2%가 모자라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9월 30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통산 3승에 프로 2승. 2005년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우승 이후 무려 485일 만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선수도 부모도 다 어려서 그런지 솔직히 많이 속상했어요. 번번이 우승을 놓치니까 안타까웠죠. 이제 징크스를 털어냈으니까 더 전진할 겁니다.”
최근 최병호 씨가 한 말이다.
젊은 골프 가족의 꿈은 무엇일까. 두 말할 필요 없이 장기적으로는 미LPGA 진출이다. “자만하지 않고, 체력 등 충분한 준비를 거쳐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에서 도전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장기적인 목표는 사실 가까이에 있다.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미LPGA대회인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바로 미국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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