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국장,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러니까 협회 사람들이 욕을 먹는 겁니다. 어떻게 홍진주가 메인 조에 들어갔습니까. 볼을 못 쳐도 얼굴이 예쁘면 이래도 되는 겁니까.”
O 국장은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아시다시피 조 편성은 중계를 맡은 방송사의 입김이 큽니다. (홍진주를) 꼭 넣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라고 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되새겨 보면 이런 일은 종종 있었다. 외모가 인기 탤런트 하지원을 쏙 빼닮은 홍진주(23). 하지만 실력은 국내 여자 그린에서 잘해야 중위권이었다. 우승은커녕 ‘톱10’도 없었으니 예쁘다는 이유로 ‘대접’하기도 힘들다. 그냥 썩히기는 아까운 까닭에 KLPGA는 매년 연말 시상식 때 베스트드레서상을 홍진주에게 줘 언론에 노출시키곤 했다.
그런데 정말이지 대이변이 일어났다. 이날 홍진주가 보란듯이 단독 선두로 나섰고,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달성한 것이다. 거기다 홍진주는 10월 말 미LPGA대회인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깜짝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 2. 여자들 사이에서 예쁘면 시기를 받기 마련이다. 왜 예쁘면서 공부(골프)를 못하면 더 욕먹기 좋지 않은가. 그런데 홍진주는 인간성이 좋다. KLPGA 식구들은 대부분 그를 좋아한다.
“진주, 참 성격 좋아요. 인사성 바르고 착하고….”(A 선수 부친)
“진주 언니, 너무 좋아요. 후배들 잘 챙겨주고 유머감각도 있고…. 이번에 우승해서 너무 잘됐어요.”(C 선수)
홍진주는 연예인 뺨치는 외모와는 달리 성격이 참 소탈하다. 혹자는 “미LPGA 비회원이 미LPGA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일인데, 홍진주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복을 받은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 3. 이름 그대로 ‘붉은 진주’. 국내 골프계에서 자타공인 ‘가장 예쁜 골퍼’로 손꼽히던 선수가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미LPGA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화제가 아닐 수 없다.
‘운동선수가 예쁜 게 뭐 그리 대단 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솔직히 현실에서는대단하다. 미셸 위가 세계적인 뉴스메이커가 된 데는 어린 나이와 천부적인 재능뿐 아니라 빼어난 외모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홍진주도 그만큼 상품성이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 일곱 군데에서 스폰서를 하겠다고 소매를 걷고 나섰고 타이거 우즈, 아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최경주 등을 관리하는 세계적인 명성의 IMG가 홍진주의 매니지먼트를 맡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 여자골프계에 걸출한 새 상품이 하나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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