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시집가는 날 기자들이 화환 뒤진 까닭은…
당시 소문의 핵심은 A가 거주 중인 집이 스폰서의 집이라는 얘기와 거기서 동거 중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A가 사는 집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혀내고 그와 동거 중이라는 것만 확인되면 매스컴을 통해 연예인 성매매가 확인되는 것이었다. 당시 해당 취재를 진행했던 한 여성월간지 기자의 회상이다.
“우선 해당 집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A의 소유가 맞았다. 정상적인 거래로 증여를 받은 것도 아니었으며 매각한 사람 역시 중년 여성으로 스폰서로 볼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물론 스폰서가 돈을 대신 내줬을 순 있지만 거래 자체는 정상적이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소에서도 A가 직접 거래했으며 남성이 함께 오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했다. 며칠 그 주위에서 잠복 취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남성의 출입은 없었다. 결국 관련 루머가 사실무근이라 판단하고 취재를 접었다.”
영화 <강남 1970> 스틸컷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연예계에 떠도는 각종 루머는 더욱 유명세에 민감하다. 유명 연예인이 연루돼야 루머도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내용과 무관한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엉뚱하게 연루되는 경우가 흔하다. 연예인 성매매가 대표적이다. 관련 수사가 이어질 때마다 각종 사설 정보지에 유명 연예인이 언급되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앞서 언급한 A나 B의 사례처럼 나름 근거 있어 보이는 톱스타의 스폰서설도 있었지만 매스컴의 취재 경쟁에도 불구하고 사실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톱스타의 경우 성매매에 연루되거나 스폰서가 있는 경우가 전혀 없다는 것일까. 연예관계자들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인기의 유무가 아닌 연예인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부와 명예를 거머쥔 톱스타가 그렇게까지 해서 더 큰 돈을 벌려고 할 까닭이 없기에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가 흔치 않지만 그렇게 해서 쉽게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톱스타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한 전직 연예기획사 대표의 얘기다.
“연예인, 특히 톱스타로 분류되는 이들일수록 불안감이 크다. 언제까지 인기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직업인 데다 이미지로 수익이 좌우되는 터라 내일이 불안정한 이들이다. 이로 인해 벌 수 있을 때 벌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톱스타급 연예인들이 엉뚱하게 사기를 당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것이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며 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하려 하다가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이런 심리로 인해 막강한 스폰서와의 관계로 안정감을 누리려 하는 이들이 있다. 그네들도 다 안다. 지금 그런 스폰서를 만나면 얼마를 벌 수 있으며 인기가 시들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받으며 스폰서의 격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톱스타들은 얼마를 받느냐보다 스폰서의 격을 더 먼저 따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톱스타를 둘러싼 연예인 성매매의 정황은 알려진 부분이 거의 없다. 엉성한 사설 정보지에나 그런 얘기가 떠돌고 있을 뿐 실제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톱스타의 성매매 관련 루머가 나도는 경우는 앞서 언급한 A와 B의 사례 등 극히 일부분만 존재한다. 결정적인 까닭은 일반적인 연예인 성매매와 다른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의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브로커가 없다. 톱스타가 되면 삶이 달라지고 만나는 사람들도 변한다. 한마디로 레벨이 달라지는 셈인데 그들과 스폰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남성들과의 직접적인 만남도 가능해진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은밀히 만남이 이뤄지고 그런 관계가 형성되는 만큼 얘기가 밖으로 새어나오는 일도 거의 없다. 주위에서 보기에도 그들의 관계가 연인인지 스폰서 관계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이니 수사기관의 수사망에도 전혀 걸려들 수 없다. 또한 그들이 만나는 성매수남들은 대부분 검경의 수사를 막아 줄 힘을 갖춘 이들이기도 하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