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 샤라포바와 아버지 유리(오른쪽). | ||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9)는 한국을 무척이나 좋아함에 틀림없다. 2004년 윔블던챔피언이라는 격에 맞지 않게 촌동네 대회나 다름없는 한솔오픈에 출전, 가볍게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비너스 윌리엄스와의 슈퍼매치까지 최근 2년 연속 한국을 찾았다. 여기에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지난 여름 2007년 새해 첫날을 한국에서 맞이한다고 발표했다. 인천 삼산체육관 특설 코트에서 전 세계 랭킹 1위인 ‘주부 여왕’ 린제이 대븐포트와 특별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는데 최근 대븐포트의 임신으로 경기가 전격 취소됐다.
어쨌든 종목을 불문하고 여자선수로는 세계 최고의 인기와 수입을 얻고 있는 샤라포바가 각별한 한국 사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샤라포바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MG와 국내 초청자 측에 따르면 샤라포바의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초청료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한다.
이유는 뭘까. 정답은 바로 ‘바짓 바람’으로 유명한 부친 유리 샤라포바(45)에게 있다. 딸의 아버지, 매니저, 코치 등 1인 3역을 하는 유리 씨는 극성으로 유명하다. 일곱 살짜리 딸을 미국으로 데려가 갖은 고생 끝에 성공 신화를 이뤘으니 슈퍼스타가 된 딸은 아직도 아버지 말이라면 꼼짝 못한다.
샤라포바에게 전권을 행사하는 유리 씨는 한국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특히 ‘밤문화’에 푹 빠졌다고 한다. 아버지 샤라포바의 한국 사랑은 2004년 시작됐다. 유리 씨는 윔블던대회 전에 한솔오픈 출전을 약속했다. 그런데 윔블던에서 우승하면서 유리 씨는 대회 출전 계약을 파기하려고 했다. 한국 관계자들은 총력을 다해 그를 설득했고 간신히 한국 방문을 성사시켰다. 대회 기간 중 유리 씨가 엄청난 환대를 받은 것은 당연. 이때 룸살롱 등 한국식 접대 문화를 최고 수준으로 맛본 유리 씨는 한국 방문이라면 무조건 OK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가 됐다는 후문이다.
세 번째 방한이 무산됐지만 테니스 팬들은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 유리 씨가 있는 한 샤라포바는 곧 한국에 다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 미셸 위와 아버지 위병욱 씨(오른쪽). | ||
미셸 위는 최근 성대결에서 극도로 부진하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뉴스메이커다. 미셸 위는 아마추어 신분이던 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으로 한국 대회에 첫 출전했다. 나름대로 큰 화제를 낳았지만 이때는 불과 14세로 아직 월드 스타가 되기 전이었다. 2004, 2005년을 거치며 미셸 위는 단숨에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까지 제칠 만큼 가장 비싼 여자 골프선수가 됐다.
2006년 한국 골프계의 최대 화두는 ‘프로가 된 미셸 위를 누가 어떻게 한국으로 데려오느냐’였다. 2003년 첫 방문 당시 미셸 위의 부친 위병욱 씨는 2년이나 3년에 한 번 공식적으로 고국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2004년은 그렇게 조용히 흘렀고 2005년은 미셸 위에게 너무도 바쁜 한 해였다. 대회 출전을 위해 골프계는 물론이고 내로라하는 기업들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조금이라도 미셸 위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원됐다. 몇몇은 미셸 위의 하와이 집까지 찾아갔지만 헛수고였다.
최종 승자는 위병욱 씨가 졸업한 우신고등학교의 ‘동문’이었다. 한국 남자들에게 고등학교 동문은 특별하다. 중학교는 아직 철들기 전이고 대학은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고교동문이 가장 각별하다. 특히 당시만 해도 우신고는 입학 시험을 통해 들어가는 명문학교였던 까닭에 졸업생들의 자부심이 크다.
언론인, 그것도 한국 유일의 미LPGA 특파원 출신으로 현재 KPGA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박호윤 씨는 위 씨와 우신고 동기동창이다. 미셸 위가 하와이의 무명 꼬마 선수일 때부터 고교동문 자격으로 위 씨와 교류를 해 왔다. 자연스레 박 부장이 미셸 위 쪽 대화 창구를 맡았고 매끄럽게 일을 처리했다. 미셸 위가 KPGA 대회인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한 게 우연이 아닌 것이다.
또 대회 장소였던 인천 영종동 스카이72골프장은 위 씨보다 우신고 1년 선배인 김영재 씨가 경영하고 있다. 엄청난 갤러리가 몰릴 ‘미셸 위 이벤트’를 진행할 골프장이 마땅히 없었는데 김 씨 덕에 쉽게 해결됐다.
그럼 미셸 위가 언제 다시 한국을 찾을까. 일단 2007년은 힘들 전망이다. 한국에는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미셸 위 쪽에 계획이 없다. 그럼 언제 올까. 우신고 동창회에 물어보는 편이 빠르다.
유병철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