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 밀고 끌어도 금배지는 닿을락말락
배우 이영애가 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인 유세를 도왔다. 사진은 정진석 당선인 인스타그램.
좀처럼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는 연예인도 선거 유세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인이다. 정 당선인을 지원 사격한 연예인은 톱스타인 배우 이영애다. 정 당선인은 이영애의 남편 정호영 씨의 삼촌이다. 이영애는 “오랫동안 봐 왔는데 정말 진솔하고 겸손한 분이다. 많은 성원 보내달라”며 정 당선인을 공개 지지했다.
배우 김수미(가운데)의 지원사격을 받은 더민주 정세균 당선인. 사진은 정세균 당선인 페이스북.
격전지였던 서울 종로에선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당선인이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 당선인은 배우 김수미가 지원 사격했다. 정 당선인은 본인의 SNS에 “국민배우 김수미 누님이 저를 돕기 위해 왔다”며 “02학번 대학생 같다고 했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쎄시봉’으로 유명한 가수 윤형주는 경기 안성의 새누리당 김학용 당선인을 현미, 태진아 등과 함께 지원했다. 윤형주는 경기 오산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당선인을 지원하기도 했다. 윤형주는 지원한 두 후보 모두 당선되는 ‘만점’ 성적표를 받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새누리당 박덕흠 당선인은 가수 태진아가, 전남 순천의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은 가수 설운도가 지원했다. 설운도는 “일 잘하는 후보, 진정성 있는 이정현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김학용 당선인은 산악인 엄홍길과 가수 윤형주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사진은 김학용 당선인 페이스북.
광주 동구·남구을의 국민의당 박주선 당선인은 가수 남진이 지원했다. 남진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하기 위해 전통시장과 상가를 누빈 바 있다.
배우 안내상과 우현은 서울 서대문구갑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당선인을 지지했다. 지난 11일 우 당선인은 “신혼 시절 저와 같이 살았던 식솔들”이라고 안내상과 우현을 소개했다. 우현은 지원 유세에 나선 배경에 대해 “우리가 발 벗고 달려온 이유는 옛날에 서대문에서 대학에 다니며 뜨거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후보는 1987년 6월 이한열 군이 경찰 최루탄에 맞아 사망할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다. 안내상과 우현은 우 당선인의 대학 후배다.
부산 중구·영도구의 새누리당 김무성 당선인 또한 배우인 아들 고윤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고윤은 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 촬영 중인 드라마 스케줄까지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스타의 지원 사격을 받았으나 낙선한 후보들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다. 김 후보의 아들인 배우 송일국은 “어머니 김 후보를 위해 욕을 먹더라도 효도하겠다”며 전면에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선거에 앞서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어머니는 지난 4년간 그 예뻐하는 손주들 한 달에 한 번 볼 정도로 열심히 일하셨다. 어머니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돌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경기 수원을에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도 KBS 아나운서 출신인 아내 김경란의 내조를 받았으나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후보에게 패했다.
우상호 당선인의 지원을 호소하는 배우 안내상. 사진은 우상호 당선인 페이스북
서울 강동을의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도 아내인 방송인 박정숙이 전면 지원에 나섰으나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후보에 패했다. 박정숙은 한류 열풍을 이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남편의 당내 경선 직전 일주일간 ‘중전마마’ 복장으로 지역구를 누리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박정숙은 “예비후보 기간엔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명함밖에 나눠줄 수가 없어 어떤 걸 보여 드릴까 하다가 대장금 복장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배우 이영애는 경기 용인정의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도 지원했으나 당선은 물거품됐다. 상대는 표창원 당선인. 이 후보는 이영애의 남편 정호영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이영애는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방문해 “그동안 지켜봐 온 이상일 후보는 매사에 성심성의를 다하는 분”이라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지만 결국 낙선했다.
한편 ‘피닉제’란 별명으로 7선에 도전한 논산·계룡·금산의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는 탤런트 서인석과 가수 클릭비 노민혁 김상혁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섰으나 이번 선거에서 불패 신화가 깨졌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지상욱 “심은하 남편 꼬리표 뗐다”…스타 가족 지원 없이 척척 가족 가운데 연예인이 있음에도 ‘스타’ 가족이 있으나 덕을 보지 않고 당선된 경우도 있다. 서울 중구·성동구을의 새누리당 지상욱 당선인은 배우 심은하의 남편이다. 지 당선인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심은하를 유세 현장에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심은하가 정치인의 아내가 아닌, 지상욱의 아내로 살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은하는 지 후보 유세에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심은하가 톱스타 출신임을 감안하면 전면에 나서 남편인 지 당선인의 선거 유세를 지원할 수도 있었지만 ‘조용한’ 유세를 펼쳤다. 지 당선인 캠프에 따르면 지 후보와 함께 지역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등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지상욱 당선인은 아내 심은하를 내세우지 않고 선거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지상욱 당선인 블로그. 경기 의정부시갑에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으로 지난 19대 총선 당시에는 이하늬가 문 당선인의 선거 유세 현장을 찾아 지원 사격을 했다. 하지만 이하늬가 이번 총선에선 외삼촌인 문 당선인의 선거 유세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서 6선에 성공했다. 한편 대구 수성구갑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인의 딸은 배우 윤세인이다. 윤세인 역시 지난 선거에선 유세에 참여했지만 이번 총선에선 선거 유세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난해 결혼한 윤세인이 산후 조리 중이었기 때문이다.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