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지키려 횡포” vs “사이비교리로 미혹”
신천지를 대변하는 천지일보 홈페이지의 CBS 비판 기사.
개신교와 천주교를 포함한 기독교에서는 신천지를 이단으로 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에 따르면 사이비종교를 이단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반사회적, 반윤리적 행위를 하는 유사 기독교로 정의한다. 신천지에 신학적, 신앙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규정해 사이비종교라는 것이다. CBS에서는 “지금까지 신천지는 국내 교회에 ‘추수꾼’이라는 정보원을 보내 신도들을 빼내거나 목사의 비리를 조작해 목사를 추방해 왔다”고 말했다.
한기총과 함께 ‘신천지 아웃’을 주장하던 CBS가 지난해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8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함으로써 신천지와의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방송에는 안산 소재의 한 교회 상담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신천지 신도를 개종하는 내용을 몰래 촬영한 내용이 나온다. 이를 강제개종교육이라고 하는데 신천지 교인을 기독교 등 타 종교로 강제로 개종하기 위해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육의 주체는 한기총으로 알려져 있다. 한기총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등을 포함한 76개의 교단이 회원 교단으로 소속돼 있다.
신천지 측은 이 방송에 대해 신천지를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집단으로 보도하는 방송이라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방송이 공공의 이익과 부합한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신천지에서는 “감금, 폭행, 협박이 여과 없이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살인까지 부른 강제개종교육을 장려하고 있다”며 “연약한 여성인 신천지 교인을 낯선 공간에 데려다 강제개종교육을 하는 장면이 전체 분량의 대부분이다. 신천지 교인 아니라 누구를 데려다 놓더라도 이런 위압적인 분위기와 제한된 공간 속에서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 중에서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 대다수는 강제개종교육을 당하다가 감금, 폭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는 2006년 20명에서 2007년 75명, 2008년 78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160명이 피해를 당했으며 올해 50건이 넘는 피해사례가 보고됐고 이혼(32%), 학업중단(78%), 퇴직(43%), 정신병원감금(14%)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강제개종교육 철폐와 한기총의 해체를 촉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1항에도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나오는데 종교의 자유는 누리지 못하고 인권유린까지 당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는 강제개종교육이 불법이라는 걸 많은 이들에게 알릴 것이다”고 밝혔다.
CBS를 대변하는 노컷뉴스의 신천지 비판 기사.
2007년에는 MBC에서도 <PD수첩>을 통해 신천지가 폭행, 가출, 이혼을 조장한다는 내용을 방송한 적이 있다. 신천지는 당시 검찰 및 경찰의 수사 결과 배임·횡령·가출조장·폭행 등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받았고, 법원은 MBC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신천지 측에서는 “지난 2007년 기성교단 측의 잘못된 제보로 제작된 MBC <PD수첩>의 비방 방송 후 검찰 등에서 신천지교회의 비리와 범죄 혐의에 대해 전면 수사를 벌였지만 단 한 건의 기소도 하지 못했다”며 “이후 일반 언론은 신천지교회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를 찾은 반면 CBS는 기성교단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언론의 힘을 내세워 허위 비방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천지교회가 ‘CBS 폐쇄와 한기총 해체’를 외치는 이유‘”라고 말했다.
CBS 신천지대책팀 본부장을 맡은 변상욱 대기자는 “선두에 서서 신천지 아웃 활동을 펼친 CBS에게 신천지의 공세가 집중됐다. 지난해 방송 이후 신천지가 지속적으로 중상모략을 해왔다. CBS와 몇몇 이단대책기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공적인 협력기구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CBS 관계자는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신천지 위장교회를 확인하거나 신천지 피해사례, 신천지에 미혹되지 않도록 대처하는 방법 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역시 신천지를 규탄하며 한국교회를 보호하자는 성명서를 지난 12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성명서에서 “신천지는 자신들의 실체가 CBS 다큐멘터리를 통해 낱낱이 폭로되고, 잇따라 제기한 법적 소송에서도 패소하자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그 책임을 한국교회에 돌리기 위해 일탈행동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 들어 신천지를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과 일부 기독교인들까지 미혹해 서명에 끌어들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