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은 찬사와 비난의 중간에 선 지도자다. 비교할 수 없는 업적을 남긴 한국 최고의 감독이란 칭찬과 구식 지도 방법으로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는 독재자란 지적을 동시에 듣는 ‘문제적 인물’이다.
1992년은 ‘박종환 축구’가 K리그를 뒤흔들었던 해다. 박 감독이 이끈 일화는 그 해 정규리그에서 6개 구단 중 2위에 머물렀지만 최다 득점(56골)을 신고하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고정운을 선봉장으로 한 벌떼 공격진과 안익수와 박광현을 필두로 한 악마 같은 수비진은 지금도 K리그 팬들의 기억 속에 살아 숨쉰다.
박 감독은 지난 겨울 대구 최종준 단장과의 불화 끝에 축구계에서 은퇴했다. 대구로부터 고문으로 남아달라는 요구를 듣고는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안 하려면 깨끗하게 물러서야지 고문이 무엇이냐”며 그라운드와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축구계를 떠난 박 감독은 친구 3명과 충북 청주에 50만 평의 땅을 마련했다. 골프장을 비롯해서 8개 면의 축구경기장을 만들어 스포츠 레저사업을 할 계획이다.
전광열 스포츠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