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20일 면세점 환율 담합 여부에 대한 최종결론을 오는 5월 4일 전원회의로 늦췄다.
당초 공정위는 이날 열릴 전원회의에서 8개사의 담합 혐의에 대한 최종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달 말 정부의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발급 발표를 앞두고 집중된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2012년 제기된 사건을 4년이 지난 지금에서, 그것도 정부의 특허 관련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결론 내야 하는 공정위의 심의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특허 발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담합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지난해 특허 입찰에서 탈락해 현재 운영 중인 사업장을 각각 폐쇄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유력한 입찰 기업인 롯데나 워커힐이 제재 대상이 된다.
문제는 공정위가 담합으로 결론을 낸다 하더라도 입찰 기업에 대한 평가와 여론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법적으로 롯데나 워커힐이 입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면세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한 지위남용행위를 하는 경우 5년 간 신규 추가 특허에 대한 신청을 배제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담합은 ‘남용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공정위는 추가적인 검토 시간을 확보해 달라는 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자제해달라는 입장이지만 판단을 2주나 미룬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지난해 신규 특허 획득에 성공한 HDC신라·신세계·한화·두산·에스엠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은 “정부가 특허를 남발하고 있다”며, 특허 추가 발급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후발 사업장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난 이후에 특허를 추가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결국 정부의 특허 추가 발표를 앞두고 국세청 등이 올린 공을 공정위가 힘만 뺀 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