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좀비기업 중 SK-한화-두산 등 건설관련 기업 9곳
33개 좀비기업 중 SK-한화-두산 등 건설관련 기업 9곳
[일요신문]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이른바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금융사 및 2015년 사업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을 제외한 380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 추이를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 33개사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좀비기업’으로 간주하는데 이들 33개 ‘좀비기업’의 2015년 영업손실은 총 5조1146억원, 한 개 기업당 평균 15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2조9034억원으로 전년(3조841억원) 대비 5.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2014년 3조8027억원에서 1조3119억원(34.4%) 늘어나 이자보상배율이 오히려 악화됐다.
33개 기업 중 SK건설, 한화건설, 두산건설, 한라, 쌍용건설, 경남기업, KCC건설, 동부건설, 알파돔시티 등 건설 및 건자재 관련 기업이 9개였으며, 현대코스모, OCI, 엑사켐, 이수화학, 삼남석유화학, 롯데정밀화학 등 석유화학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한진중공업, 두산엔진 등 조선·기계·설비 업종 기업이 각각 6곳으로 뒤를 이었다.
운송업체 중에서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등 3곳이, IT전기전자와 철강업체 중에서는 대한전선과 LG실트론, 동부제철과 대창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밖에 종합상사와 생활용품, 식음료, 에너지, 자동차·부품 업체도 각각 1개 기업이 좀비기업 상태였다.
한편,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지난해 신용 평가사들이 무보증 회사채 신용 등급을 내린 기업은 모두 159곳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71개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과 정유 화학과 철강 등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업종 위주로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등 불경기의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좀비 기업들도 늘어나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 위주의 구조개혁 등 정부의 경제 구조개혁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