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한 여친 맘돌리려 자해쇼한 20대, 증거는 ‘주저흔’

[일요신문]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자신이 마치 강도의 흉기에 찔린 것처럼 일을 꾸민 2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의 ‘쇼’는 배에 남은 상처 자국에 비밀이 담겨 있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A씨(22)는 사귄지 얼마 안된 여자친구 B씨가 다른 남성과 교제를 시작했다는 이유로 결별을 통보하자 황당한 일을 꾸민다. 자신이 강도를 당한 것처럼 꾸미면 변심한 B씨가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 10일경 오전 5시 30분경 B씨의 집근처 주택가에서 흉기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인근 편의점에 들어간 A씨는 경찰 신고를 요청했고, 경찰관 54명이 투입돼 범인 수색에 나섰지만 그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다. 병원 치료과정에서 경찰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의 옷에 칼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A씨의 휴대전화에 B씨에 자신의 상처를 촬영해 보낸 메시지가 남았다는 것, A씨의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등 경찰은 여러 증거를 수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해할 때 남는 상흔인 ‘주저흔’이 발견된 것도 A씨의 자작극을 증명했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자해로 결론 짓고, A씨도 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경찰은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