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적당히 ‘뻥튀기’
K리그 구단들이 선수나 감독과 계약한 뒤 내놓는 보도자료에 항상 나오는 말이다. 야구, 농구 등 국내 다른 스포츠 종목들은 계약내용을 온전히 공개해 구단의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데 반해 축구는 항상 뭔가를 감춘다.
도대체 왜 그럴까. K리그의 한 운영팀장은 ‘관례’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한 10년 정도 이어진 것 같다. 감독이나 선수들이 그걸 원하고 또 구단 입장에서도 밝히지 않는 게 훨씬 편하다.” K리그의 한 단장은 보다 직설적으로 말했다. “연봉을 자존심과 연결짓는 지도자들이 많다. 결국 알 사람은 다 알게 되지만 어찌됐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까발려지는 걸 무척 꺼린다.”
K리그의 한 홍보팀장은 투명한 행정을 위해 연봉 등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봐야 다들 적당히 속여서 발표한다.”
취재 결과 K리그 감독들의 연봉은 일부 선수들의 경우처럼 거품이 끼지 않았다. 다른 스포츠 종목과 비교할 때 적당한 수준이었다. 굳이 꼭꼭 감출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K리그 관계자들은 “굳이 밝혀봐야 좋을 것 없다”며 앞으로도 쭉 비밀주의 원칙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올해는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24년째 되는 해다.
전광열 스포츠칸 체육부 기자